[단독]최재형, 野인사에 “고민할 시간달라”… 이준석, 黨원로에 “입당 설득해달라”

  • 동아일보
  • 입력 2021년 7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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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원장 사퇴후 전화 꺼놓고 고심…권영세 “다음주중 접촉해볼 생각”
崔지지자들 출마촉구 릴레이 집회…일부선 “이르면 중순경 출마선언”
윤석열, 페북에 순직 소방사 추모 글…“내가 가야할 길 또다시 명확해져”

대선 출마를 고심 중인 최재형 전 감사원장(사진)이 최근 한 야권 인사에게 “고민할 시간을 달라”며 “먼저 한 번 찾아뵙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대선 출사표를 낸 데 이어 최 전 원장도 이르면 다음 주 야권 인사들과 접촉을 시작할 것으로 알려져 야권이 대선 경선 구도에 미칠 파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 이준석, 당 원로들에게 “崔 입당 설득해달라”
최 전 원장은 지난달 28일 사의 표명 이후 휴대전화 전원을 꺼놓은 채 대선 출마에 대한 막판 고심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고민하는 시간이 길지 않을 것이라는 얘기가 최 전 원장 주변에서 나오고 있다. 최 전 원장의 죽마고우인 강명훈 변호사는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본인이 먼저 말하기 전에는 아무 말도 안 하는 게 좋을 것 같다”며 “조금만 기다려 달라”고 말했다.

5일에는 최 전 원장 지지자들이 서울시청 앞 서울광장에서 최 전 원장의 대선 출마를 촉구하는 집회를 연다. 이 집회는 부산 대구 광주 경북 등 전국에서 잇달아 열려 15일경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 시점과 맞물려 최 전 원장이 이르면 이달 중순 대선 출마를 공식 선언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국민의힘도 최 전 원장 영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준석 대표는 최근 상임고문단 간담회에서 “최 전 원장 입당을 설득해 달라”며 “입당시켜 주면 (당이) 끌고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권영세 대외협력위원장도 “최 전 원장이 며칠 동안 생각할 시간을 갖겠다는 얘기를 간접적으로 들었다”며 “다음 주중으로 접촉해 볼 생각”이라고 말했다. 권 위원장은 “최 전 원장이 아직 대선 출마 선언도 하지 않았는데 의미 있는 지지율이 나오고 있다. 경선에 참여한다면 정권교체 가능성이 그만큼 높아지지 않겠느냐”며 “화살통에 화살이 많아야 좋은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선 윤 전 총장이 아직 국민의힘 입당 시기를 명확히 밝히지 않은 상황에서 최 전 원장이 먼저 입당하면 국민의힘 당원들과 지지층에게 어필하는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지 않겠느냐는 분석도 나온다. 한 중진 의원은 “당내에 계파가 없는 상황이라 먼저 입당하는 후보에게 관심이 쏠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서도 “대선 후보 경선 과정에서 당원들이 누가 본선 경쟁력이 높은지 냉정하게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의화 전 국회의장도 최 전 원장이 먼저 조언을 구해올 경우 돕겠다는 생각이 강하다고 한다. 다만 정 전 의장은 일각에서 나온 ‘개헌 연대’ 가능성에 대해 “(개헌 같은) 다른 이슈로 정권교체라는 목표가 희석되는 건 나도, 누구도 원치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최 전 원장 측도 개헌론에 대해선 선을 긋고 있다.

○ 尹 “어떤 비난·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겠다”
지난달 29일 대선 출마 선언을 마친 뒤 숨 고르기에 들어간 윤 전 총장은 다음 날인 지난달 30일 저녁 페이스북에 최근 울산 화재 진압 중 순직한 고 노명래 소방사에 대해 “청춘들이 몸을 던져 대한민국을 위해 기꺼이 희생하는 안타까운 모습에 한없이 작아지는 저 자신을 느낀다”며 “제가 가야 할 길이 또다시 명확해진다”고 썼다. “숭고한 희생을 결코 잊지 않는 나라를 만들겠다”고 재차 강조한 것이다.

윤 전 총장은 1일 별도 공개 일정 없이 앞으로 진행할 민심투어에서 만날 인물들에 대한 최종 검토에 들어갔다. 민심투어는 방문 장소보다는 누구를 만날지에 무게를 두고 3, 4시간씩 충분히 얘기를 듣는 방식으로 진행할 계획이다.

윤 전 총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한걸음, 한걸음 어떠한 비난에도, 유혹에도 흔들리지 않겠다”고 썼다. 최근 ‘X파일 논란’과 부인 김건희 씨, 장모 의혹 등을 둘러싼 공세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강경석 기자 coolup@donga.com
조아라 기자 likeit@donga.com
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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