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답없는 일본…바이든 중재 반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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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2월 21일 13시 2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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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통화하고 있는 모습. © 외교부 제공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통화하고 있는 모습. © 외교부 제공
정의용 외교부 장관이 처음으로 한일 갈등사안에 대해 미국의 중재를 요청할 수 있다고 말하면서 일본 정부가 이에 반응할지 주목된다. 현재 일본 정부는 우리 정부의 한일관계 개선 의지 표명에 호응하지 않고 있다.

정 장관은 지난 18일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전체회의에서 “한미일 3각 공조를 해나가면서 한일 간 문제, 필요하다면 미국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고 발언했다. 한일관계 개선이 진전 조짐을 보이지 않자 미국의 ‘중재’ 가능성을 꺼내 든 것이다.

현재 한일관계는 꽉 막힌 상황이다.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으로 시작된 역사문제가 외교문제로 번졌다. 정 장관이 취임 후 모테기 도시미쓰 일본 외상과의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고, 지난달 취임한 강창일 신임 주일대사도 일본 정부 고위급 인사들과 접견하지 못하면서 일본에 ‘홀대’를 받고 있다는 얘기까지 나오고 있다.

우리 정부는 한미일 3각 공조를 강조하고 있는 미국을 끌어들여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를 재가동시키기 위해 한일관계 개선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한미일 3각 공조를 통한 인도태평양 지역의 대중국 견제 전략을 구상하고 있다.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는 20일 “우리에겐 가장 가까운 파트너 2개 나라가 있고, 인도태평양 지역에서의 조약 동맹은 한국과 일본”이라며 “미국이 계획하는 대로 비핵화를 중심에 놓는 어떤 대북 접근법도 일본과 한국과 함께 하지 않는다면 효과적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일 세 나라의 공조가 북핵협상에 있어 필수적이라는 뜻을 밝힌 것이다. 한국이 북핵협상에 진전을 보이고 싶다면 일본과 관계를 개선하란 의미로도 읽힌다.

다만 현재 일본 측에서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고 있어 바이든 중재에도 화답할지는 미지수이다. 일본측에서 역사문제 해결 과정에서 한국측을 믿지 못하겠다는 목소리가 나오면서다.

이원덕 국민대학교 일본학과 교수는 “일본은 강제징용, 위안부 문제 등 역사문제와 관련해서 강경대응인 상황”이라며 “일본이 성의를 보이면 이 문제는 해결할 수 있을 걸로 보이지만, 최근 1~2년 사이에 일본 내부에서는 사죄피로현상으로 인해 반발 심리가 강한 것으로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미국이 중재자로 나서기 마땅치 않아 보인다”라며 “정 장관의 발언은 이 상황에서 일본이 움직이지 않는다고 답답함을 표현하는 대미 메시지일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일본측에서 반응을 하지 않고 있는 이유가 일본 내부 상황과 무관치 않다는 분석도 나온다. 일본 정부는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과 도쿄올림픽 취소 위기론 등 내부 문제들로 골머리를 앓고 있는 상황이다.

이 상황에서 자민당의 스가 요시히데 정부가 무리하게 한일관계 개선을 추진하다 극우 성향의 지지자들로부터 ‘역풍’을 맞을 가능성도 높기 때문이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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