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영 장관, 옵티머스 5억 투자…與 “피해자”vs野 “진상규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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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16일 14시 2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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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뉴시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뉴시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과 그의 가족이 옵티머스자산운용이 설계한 사모펀드에 5억 원을 투자한 사실을 두고 여야의 입장이 극명하게 갈렸다. 여당은 진 장관을 큰 손실을 본 피해자로 규정했지만, 야당은 철저한 진상 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수석대변인은 16일 당 최고위원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진 장관에 대해 “그분은 피해자”라며 “어떻게 투자했는지는 2차로 치더라도 피해자로 봐주는 게 좋을 것 같다”고 두둔했다.

‘라임·옵티머스 사모펀드 사태’와 관련해선 “권력형 게이트가 되려면 권력자 또는 대통령 친인척이라든지 비서실장처럼 권력의 정점에 있는 사람들이 주가 돼서 그 사람들이 부당한 압력을 넣어 사적 이득을 취한 행위가 있어야 한다”며 “지금 드러난 이모 전 청와대 행정관(대통령 민정수석실 근무)이 조사를 받겠지만 그 사람을 권력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느냐”고 되물었다.

이어 “(옵티머스의) 자문단이라는 양반들이 지금 BH(Blue House·청와대), 여당 핵심과 무슨 관계가 있느냐”며 “아무 관계가 없다. 자꾸 여권과 관계가 있는 것처럼 (야권에서) 전제를 단다”고 덧붙였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반면, 야당은 갈수록 의혹이 커지고 있다며 철저한 진상 규명을 촉구했다.

배준영 국민의힘 대변인은 이날 구두 논평을 통해 “(진 장관 가족이) 어떻게 5억 원이라는 거금을 신생 펀드에 투자하는 데 확신을 가지게 됐는지, 현직 장관이 투자한다는 사실을 펀드 측에서 홍보하며 평판을 조성했는지, 투자처인 공공기관이 행안부 소관 기관이라면 이해충돌은 없는지, 손해 중 상당액을 판매사들에서 선배상하는 이례적인 결정이 이루어졌는데 혹시 관련은 없는지 등 많은 물음이 생긴다”고 밝혔다.

이어 “지난 5월 김재현 옵티머스자산운용 대표가 작성한 ‘펀드 하자 치유 관련 문건’에 ‘정부 및 여당 관계자들이 프로젝트 수익자로 일부 참여 돼 있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데 이로써 이 문건 자체가 사실일 가능성도 커졌다”고 힘줘 말했다.

그러면서 “행안부 장관은 본인의 주장대로 과연 ‘단순 피해자’일 뿐인지 국정감사에서 한 점의 의혹 없이 해명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뉴시스
진영 행정안전부 장관. 뉴시스

앞서 진 장관은 올해 2월 서울 용산구의 NH투자증권을 통해 자신의 명의로 ‘옵티머스 크리에이터 전문투자형 사모펀드’에 1억 원을 투자했다. 진 장관의 부인과 아들도 각각 2억 원을 투자하는 등 진 장관 가족은 총 5억 원을 이 펀드에 넣었다.

진 장관이 가입한 옵티머스 펀드 상품 안내서에는 국내 발행 채권과 기업의 공공기관 확정 매출 채권에 투자한다고 적혀있다. 해당 상품이 지방자치단체나 공기업에서 발주한 관급공사에서 나오는 채권을 사들여 수익을 내는 펀드였던 만큼 고위 공직자의 펀드 가입은 논란이 될 소지가 있다.

하지만 진 장관 측은 투자한 펀드 상품의 만기가 올해 8월이었는데, 지난 6월 옵티머스 펀드 환매 중단 사태가 발생해 피해를 봤다는 입장이다. 행안부 관계자는 “진 장관이 평소 거래하던 NH투자증권 직원이 권유해서 가입했다고 들었다. 본인도 손실이 커 피해자라고 매우 마음 아파하고 있다”고 전했다.

옵티머스 펀드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은 2017년 6월부터 올해 5월까지 옵티머스 펀드에 가입한 3300여 건의 계약자 명단을 확보해 분석하고 있다. 펀드 계약자들의 투자 경위와 일부 계약자가 펀드 운용 과정에도 개입했는지 등을 수사할 방침이다.

장연제 동아닷컴 기자 jej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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