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시리아 참전한 北, 테러조직에 핵무기 확산 주시해야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3월 24일 00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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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군 2개 부대가 시리아 바샤르 알 아사드 독재정권 유지를 위해 미국 등 국제연합군과 맞서 싸우고 있다고 러시아 타스통신이 보도했다. 5년째로 접어든 시리아 내전에 북한이 개입하고 있다는 정황은 드러나 있지만 ‘철마1(Chalma-1)’ ‘철마7(Chalma-7)’이라는 부대 이름이 밝혀지기는 처음이다. 무고한 민간인에게까지 화학무기 등을 퍼부으며 학살과 인권 유린을 서슴지 않는 아사드 정권을 도우려 북한이 파병까지 했다니 충격적이다.

연일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를 타격하겠다고 위협해온 북한이 시리아에서 실제로 전쟁 훈련을 하고 있는 것을 정부는 심각하게 받아들일 필요가 있다. 시리아 내전에 투입된 탱크도 대부분 북한제로 알려져 있다. 돈줄이 막힌 북한이 시리아 내전에서 무기를 팔고 국가용병을 보내 외화벌이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무기와 용병의 대가로 시리아에서 북한으로 흘러들어 가는 외화를 차단하지 않으면 북한 핵개발을 막기 위해 발동한 유엔과 한미일 3국의 제재를 약화시킬 우려가 크다.

북한은 2007년과 2010년에도 핵 원자로와 미사일 기술을 시리아, 이란 등에 수출한 전례가 있다. 미국 딕 체니 전 부통령은 회고록에서 “1차 북핵 실험을 한 2007년엔 북한이 시리아 사막에 건설 중인 원자로를 이스라엘이 공격해 폭격했다”고 밝힌 바 있다. 북한 핵 일부가 시리아를 무대로 활동하는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손에 들어가면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가공할 상황이 벌어질 수도 있다.

내전으로 시리아에서는 25만 명이 죽고 1130만 명이 피란민 생활을 하고 있다. 대통령 아사드는 ‘수도 다마스쿠스만 지키는 대통령’이라는 놀림까지 받는다. 시리아와 북한 모두 ‘썩은 동아줄’과 같은 위태로운 동맹관계를 이어가는 위험한 줄타기를 계속하고 있다. 생화학무기까지 사용해 자국민을 학살한 아사드와 이를 돕는 김정은은 명백한 학살방조범으로 국제형사법정에 세워 단죄해야 한다.
#시리아#북한군#테러조직#핵무기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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