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당 위한 소통창구가 내 특임”

  • 입력 2009년 10월 1일 02시 4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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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종시 국가이익에 부합해야”
주호영 특임장관 본보 인터뷰

“특임장관은 야당을 위해 일하는 자리입니다. 야당이 여당 혹은 정부와 대화하고 소통하는 창구로 저를 많이 이용했으면 좋겠습니다.”

주호영 특임장관(사진)은 30일 서울 종로구 세종로 정부중앙청사 특임장관실에서 가진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특임장관의 역할에 대해 “정무 기능 일부와 대국회 소통 협조, 주요 국정 과제, 세종시, 용산 참사 등 현안을 맡을 것”이라며 “대통령의 대외 비서실장”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3자의 시선으로 사안을 바라보고 양측에 조언하면 해결되는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날 주 장관에게 임명장을 주면서 “정무에서 특임으로 이름을 바꿨으니 그야말로 특별한 임무를 담당하게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 장관은 대통령정무특별보좌관, 정무수석비서관과 역할이 겹친다는 지적에 대해 “누가 딱히 어떤 일을 한다고 정해진 게 없어서 세 사람이 정기적으로 만나 각종 현안을 상의할 것”이라며 “특임장관은 주로 대국회 업무 등 사람들과 대화하고 얘기하는 메신저 역할을 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최근 과거 정부에서 정무장관을 지낸 김덕룡 대통령국민통합특보, 홍사덕 한나라당 의원, 박철언 전 의원 등에게 특임장관의 역할에 대한 조언을 구했다. 이들은 “정무 업무를 기본으로 하면서 너무 많은 일에 매달리지 말고 한두 가지 사안을 집중적으로 처리하라”고 조언했다고 한다.

주 장관은 불교계와 가깝다. 그는 이날 오찬도 모 사찰 주지스님과 함께했다. 주 장관은 “불교계가 매우 기뻐했다. 정부에 대한 불교계의 분위기도 많이 좋아졌다”며 “정부와 불교계가 협력하도록 돕겠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최근 이 대통령의 ‘친(親)여의도 행보’와 관련해 “이 대통령은 ‘여의도 정치’로 대표되는 한국 정치의 부정적인 측면(술수정치)을 싫어했다. 그러나 국회를 중시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다. 지난해에는 정부가 출범했고 촛불시위 등으로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 성공하는 대통령이 되려면 국회와 협조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 장관은 세종시 문제와 관련해 “현 정부가 세종시 건설을 추진하겠다고 하고 넘어가도 되는데, 이 사업 자체가 국가 이익에 부합해야 한다는 막중한 책임감을 느끼고 있다. 진정성을 이해해 달라”고 말했다. 주 장관은 5일 출범하는 특임장관실의 정원 41명을 다 채우지 않고 일부 자리를 비워둔 채 운영하다 필요에 따라 인력을 확충할 계획이다. 앞으로 단행될 차관 인사에서 특임차관이 정해지고 한나라당에서 특임기획실장(1급)과 실무 국장 2명 중 1명을 선발할 예정이다. 나머지 직원은 정부 부처 공무원과 별정직 공무원에서 절반씩 채운다.

이유종 기자 pe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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