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당선자 회견 "경제개혁 지속"

  • 입력 2002년 12월 20일 19시 28분


노무현(盧武鉉) 16대 대통령 당선자는 20일 “북한의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우리의 주도적인 역할과 함께 한미일간 긴밀한 공조협력을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당선 후 처음 가진 내외신 기자회견에서 “대북-대미정책은 김대중(金大中) 정부의 정책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고 전제한 뒤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등 한미간의 현안에 대해서도 우리 국민의 절실한 기대와 저의 입장을 미국 정부에 전달하도록 하겠다”며 SOFA 개정의지를 거듭 밝혔다.

북핵문제 해결을 위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과의 회동 여부에 대해 그는 “모두 만나 해결하기를 원하지만 언제, 어떤 순서로, 어떻게 만나 어떻게 풀 것인가는 그동안 외교를 해왔던 사람들과 논의해 절차와 시기, 방법이 결정되는 대로 알리겠다”고 답했다.

노 당선자는 경제정책 기조 및 재벌문제와 관련, “공정하고 자유로운 시장경제 시스템을 구축할 것이며 시장개혁이 후퇴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정계개편 문제에 대해서는 “지금 대통령의 힘으로는 권력기관과 정보기관을 동원하고 누구를 뒷조사해 (인위적으로) 정계개편을 할 힘도 금전적 밑천도 없다”며 “정계개편을 할 수도, 할 의사도 없고 정치권이 알아서 모든 것을 판단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는 “갈등과 분열의 시대가 끝나고 7000만 온 겨레가 하나가 되는 대통합의 시대가 열릴 것이다”면서 “이번 선거에서도 지역주의의 장벽을 허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하다는 희망을 발견했으며 열심히 노력해 국민통합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노 당선자는 23일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오찬회동을 갖고 정권인수인계 문제를 포함해 국정 전반에 관해 협의하기로 했다. 노 당선자는 24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직 인수위 설치령이 통과된 직후 인수위를 구성해 본격적인 정권인수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여의도 민주당사로 노 당선자를 방문한 토머스 허버드 주한미국대사는 “조지 W 부시 대통령도 노 당선자와 조만간 만나게 되길 기대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내일(21일) 워싱턴에 귀국해 부시 대통령과 콜린 파월 국무장관에게 보고하겠다”고 말해 양국 정상회담 가능성이 주목되고 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오후 9시반경 노 당선자에게 축하 전화를 걸어왔다. 이에 앞서 부시 대통령은 “노 당선자가 이끄는 한국의 새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계획”이라는 메시지를 애리 플라이셔 백악관 대변인을 통해 밝혔다.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일본 총리와 장쩌민(江澤民) 중국 국가주석도 각각 노 당선자에게 메시지 발표와 축전을 통해 축하의 뜻을 전했다. 일 정부는 고이즈미 총리가 이르면 내년 2월 노 당선자의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하는 방안을 포함해 방한 일정 조정에 착수했다고 일본 언론이 20일 전했다.

정용관기자 yongar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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