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보급 1천만대 시대가 다가오고 있지만 중고쓰레기 문제는 아직 관심조차 없는 것처럼 보인다. 아직 눈에 보일 정도로 쓰레기가 나오는 게 아니니까 신경쓸 것 없다는 태도다.
▼“처리기준 없어”▼
○…환경부 폐기물재활용 담당 책임자는 『컴퓨터가 많이 보급됐다고는 하지만 아직 뒤처리가 문제되지는 않는다』며 『컴퓨터를 쓰레기라고 집밖에 내놓은 경우를 본 적이 있느냐』고 되물었다.
그는 『현재 컴퓨터나 주변기기의 처리에 관해 환경부에서 내놓은 구체적 기준은 없다』며 『단지 최대한 재활용하되 불에 타는 것은 태운다는 정도의 원칙만 있다』고 밝혔다. 나머지는 집집마다 다니며 수거하는 일선 지방자치단체에서 알아서 해야 한다는 것.
▼“환경―통산부 소관”▼
○…서울시 환경관리과 청소1계 간부도 『구체적인 지침이 없다』고 밝혔다. 그는 『컴퓨터는 아직 많이 보급돼 있지 않은 데다 새로 사면 예전 기종은 친지에게 공짜로 주는 등 거의 다 재활용되지 않느냐』고 말했다. 하지만 『「재활용률」 같은 통계가 나와 있느냐』는 질문엔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그는 또 『제도적인 면은 모두 환경부와 통상산업부 소관이라 아는 바 없다』고 잘라 말했다.
▼“가전업계에 문의”▼
○…통상산업부는 컴퓨터를 만드는 가전업계와 거의 같은 입장을 보였다. 컴퓨터를 제1종 재활용 대상으로 지정하거나 폐기물예치금을 부과할 경우 업계의 비용이 늘어 국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것.
제1종으로 지정되면 업계는 재활용이 쉽도록 제품의 구조나 재질을 바꿔야 할 의무가 생긴다. 지난해 관련 기안 작업을 했던 직원도 『컴퓨터는 폐기물로 나올 게 별로 없으며 재질도 대부분 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으면 가전업계의 단체인 전자산업진흥회 쪽으로 문의하라』고 책임을 돌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