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과 核포기 등 15개 항목 합의”
이번주 파키스탄서 대면 협상 가능성… 이스라엘 매체 “내달 9일 종전 목표”
이란 “美와 어떤 회담도 안해” 부인… 일각선 “모즈타바가 협상 승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 시간) 플로리다주 팜비치공항에서 테네시주 멤피스로 떠나기 전 취재진에게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항목에서 이란과 합의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관리를 놓고도 협상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해협이) 열릴 것”이라며 “나와 아야톨라(이란 최고지도자)가 공동으로 (해협을) 관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이란 발전소 초토화’ 등 강경 대응을 시사했던 트럼프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봉쇄로 인한 에너지 공급 불안정, 유가 급등, 금융시장의 혼란을 고려해 협상에 나서려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 지난달 28일 발발한 전쟁이 4주 차에 접어들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군사적으로 이란을 어느 정도 무력화했다고 판단해 ‘출구’를 모색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이스라엘 매체 와이넷은 미국이 다음 달 9일을 전쟁 종식 목표일로 정했다고 보도했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 액시오스 등은 모하마드 바게르 갈리바프 이란 국회의장을 미국의 협상 상대로 지목했다. 갈리바프 의장은 모즈타바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의 측근이다. 모즈타바는 8일 최고지도자로 선출됐지만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어 신변 이상설이 제기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미국과 이란 간 협상이 빠르면 이번 주 안에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서 열릴 수 있다고 전했다.
반면 이란은 “미국과 어떤 회담도 가진 적 없다”고 부인했다.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23일 국영 IRNA통신에 “최근 며칠간 몇몇 우호 국가를 통해 미국이 전쟁을 끝내기 위한 협상을 요청한다는 메시지를 받았고, 우리는 원칙적 입장만 전달했다. 미국과 어떤 협상과 대화도 없었다”고 했다. 갈리바프 의장도 X에 대화 사실을 부인하며 “트럼프 대통령이 금융시장을 조작하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공격 유예” 이후에도 이스라엘-이란 서로 공습 24일(현지 시간) 이스라엘 텔아비브에서 구조대원들이 이란의 미사일 공격을 받은 현장에 출동하고 있다(왼쪽 사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 “이란의 핵 포기를 포함해 15개 부문에서 합의했다”고 밝혔지만 양측의 교전은 계속되는 분위기다. 23일 이란 테헤란에서도 적신월사 대원들이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동 공습으로 파괴된 건물에서 구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 출처 X·적신월사 텔레그램
다만 두 나라 모두 전쟁 장기화로 부담이 커진 만큼 제3국을 통한 간접 접촉이나 물밑 대화에 나섰을 가능성은 상당한 편이다. 특히 이란은 보수 강경파의 반발 등을 우려해 미국과의 대화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에 지상군을 투입하는 데 필요한 시간을 벌기 위해 ‘연막전술’ 차원에서 5일간의 공격 유예를 발표했고, 이란과의 협상을 강조한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한편 사우디아라비아의 알아라비야방송은 24일 이스라엘 신문 예디오트 아흐로노트를 인용해 “아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교장관이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특사에게 ‘모즈타바가 미국과의 회담을 승인했다’는 메시지를 비밀리에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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