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집에서 자란 일란성·이란성 쌍둥이 880명 분석
“사회경제적 성취, 환경만으로 설명 어려워”
스웨덴 룬드대 연구진이 쌍둥이 880명을 분석한 결과 IQ와 학력·직업·소득의 상관관계 상당 부분에 유전적 영향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게티이미지뱅크
지능(IQ)과 이후 학력·직업·소득 수준의 연결고리에 유전적 영향이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같은 환경에서 자란 쌍둥이를 비교한 결과, 사회경제적 성취와 인지능력의 상관관계 상당 부분이 유전적 요인과 연결돼 있었다는 분석이다.
스웨덴 룬드대 연구진은 최근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발표한 논문에서 독일 ‘트윈라이프(TwinLife)’ 프로젝트 데이터를 활용해 IQ와 사회경제적 지위(SES)의 관계를 분석했다.
연구에는 약 880명이 참여했다. 참가자의 절반가량은 유전자를 거의 동일하게 공유하는 일란성 쌍둥이였고, 나머지는 일반 형제자매 수준의 유전자를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였다. 연구진은 같은 가정환경에서 자란 쌍둥이를 비교해 유전과 환경 영향의 상대적 비중을 추정했다.
참가자들은 23세에 IQ 테스트를 받았다. 연구진은 성인 초기 사회경제적 지위가 본격적으로 형성되는 시기를 보기 위해 4년 뒤인 27세 시점의 교육 수준, 직업, 소득 등을 바탕으로 사회경제적 지위를 평가했다.
분석 결과 IQ의 유전율은 약 75% 수준으로 추정됐다. 또 IQ와 사회경제적 지위의 상관관계 가운데 69~98%가 유전적 요인과 연결된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이는 개인의 인생이 유전자에 의해 대부분 결정된다는 의미가 아니라, 참가자 집단 내 IQ와 사회경제적 성취 차이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유전적 영향 비중이 크게 나타났다는 통계적 개념에 가깝다.
논문 저자인 성격심리학자 페트리 카요니우스는 “우리는 이전에도 이를 알고 있었지만, 이번 연구는 사람들이 유전자에 의해 상당 부분 움직이며 현재의 모습이 된다는 점을 더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 연구자 “‘은수저’ 영향 생각보다 작을 수도”
카요니우스는 이른바 ‘은수저(Silver spoon)’ 개념에 대해서도 다른 해석을 내놨다.
그는 “소위 ‘은수저’의 영향은 생각보다 크지 않을 수 있다”며 “가정환경 역시 유전자의 영향을 받는다”고 설명했다.
다만 연구진은 이런 결과가 교육이나 환경의 중요성을 부정하는 것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논문에서는 유전자와 환경이 완전히 분리돼 작동하지 않으며, 개인의 성장 환경과 사회적 조건에 따라 유전적 특성이 다르게 발현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유전자와 환경의 복잡한 상호작용 때문에 IQ의 유전적 영향 수치가 실제보다 다소 높게 계산됐을 가능성도 언급했다.
카요니우스는 “사람들은 서로 다른 유전적 성향을 가지고 태어나며, 정책적 개입만으로 이를 장기적으로 변화시키는 데는 한계가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진은 동시에 부모의 양육이나 교육 지원이 무의미하다는 뜻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특정 개입은 개인의 성취를 돕는 데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타고난 특성과 환경의 상호작용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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