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리한 실종자 수색 지시를 내려 해병대 채수근 상병을 죽음에 이르게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1심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았다. 사건이 발생한 지 2년 10개월만에 상급 지휘관의 지시로 인한 사고였다는 첫 법원 판단이 나온 것.
8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부장판사 조형우)는 업무상과실치사상, 군형법상 명령 위반 혐의로 구속 기소된 임 전 사단장에게 “피고인(임 전 사단장)은 구체적 수색 지침을 지시하는 등 실질적 작전 지휘권을 행사했고, 부대원의 생명과 신체를 위험으로부터 방지할 의무가 있는 데 이를 위반했다”며 이같이 선고했다.
양형 이유에 대해선 “피고인은 정황증거를 은폐하거나 부하들이 받은 조사 내용을 확인해 대응 논리를 수립하는 등 자신의 책임을 회피하거나 은폐하기에 급급했다”고 밝혔다. 이어 “자식을 잃은 피해자의 부모에게 수중수색을 지시한 게 자기가 아니라 다른 사람이라는 장문의 이메일을 보내 정신적 고통을 가중시켰다”며 “어떻게 가해자가 피해자에게 이런 걸 보낼 수 있는지, 오랜 재판 과정에서 이런 사람은 처음본다”고 이례적으로 강하게 질타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대원들의 안전보다 해병대원의 빨간 티셔츠가 눈에 잘 띄도록 복장을 갖춰 해병대의 성과가 언론에 잘 노출되는지를 신경썼다”며 “피고인이 개입하지 않았다면 수색이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었을 것으로 보여 책임이 가장 크다”고 지적했다.
당시 현장 지휘관이었던 박상현 전 7여단장과 최진규 전 포11대대장에게는 각각 금고 1년 6개월이, 이용민 전 포7대대장에게는 금고 10개월이 선고돼 모두 법정 구속됐다. 채 상병이 속했던 포7대대의 장모 전 본부중대장에게는 금고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들은 2023년 7월 19일 경북 예천군 수해 현장에서 구명조끼 등 안전 장비를 지급하지 않은 상태로 수중수색을 지시해 해병대원들을 사망 또는 부상에 이르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법정에서 1시간 넘게 진행된 선고 결과를 지켜본 채 상병 어머니는 재판이 끝난 뒤 “형량이 너무 적게 나왔다”며 오열했다. 윤석열 전 대통령의 ‘수사 외압’ 사건 등은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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