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일론 머스크의 인공지능(AI) 기업 xAI가 최신 플래그십 AI 모델 ‘그록4’(Grok4)를 출시했다.오픈AI의 챗GPT 등 경쟁 모델들처럼 이미지 분석 기능과 AI 에이전트 기능도 탑재했다. xAI는 9일(현지시간) ‘X(옛 트위터) 라이브’를 통해 새 대규모언어모델(LLM) 그록 4를 선보였다. xAI는 대표적 AI 벤치마크인 ‘인류의 마지막 시험’(Humanity‘s last exam)에서 그록4가 25.4%의 정답률을 기록, 구글 ’제미나이 2.5 프로‘(21%)와 오픈AI의 ’o3‘(21%)보다 높은 점수를 받았다고 주장했다.머스크는 그록4에 대해 “학문적 질문에 대해 모든 과목에서 박사 수준 이상”이라며 “가끔 상식이 부족할 수 있고, 아직 새로운 기술이나 물리학 이론을 발견하진 못했지만 그것도 시간 문제”라고 했다. xAI는 멀티 에이전트 기능을 갖춘 ‘그록4 헤비’(Grok4 Heavy)도 공개하며 “다양한 에이전트를 동시에 생성해 문제를 각각 해결한 뒤 이를 스터디 그룹처럼 비교해 최적의 답을 도출한다”고 설명했다.월 300달러에 달하는 고가의 AI 구독 서비스 ‘슈퍼그록 헤비’(SuperGrok Heavy)도 내놨다. 월 300달러 서비스는 오픈AI나 구글, 앤스로픽 등이 제공하는 월 200달러 수준의 고가 요금제보다도 더 비싸다. 슈퍼그록 헤비 가입자들은 ‘그록4 헤비’를 조기에 체험할 수 있고 향후 출시될 xAI의 신제품도 먼저 이용할 수 있게 된다. 또한 xAI는 8월에 AI 코딩 모델, 9월에 멀티모달 에이전트, 10월에 영상 생성 모델을 출시한다는 계획도 제시했다.머스크는 그록4의 성능을 강조하면서도 최근 논란이 된 그록의 위험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록은 최근 유대인을 학살한 독일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찬양하는 등 반유대주의적 답변을 내놓아 물의를 일으켰다. 튀르키예에서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과 ‘건국의 아버지’로 추앙받는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초대 대통령에 대해 모욕적인 답변을 생성해 논란을 빚으며 이달 9일 튀르키예 현지 법원에서 일부 콘텐츠 접속 차단 명령을 받았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인공지능(AI) 기반 대화형 검색 서비스를 제공하며 ‘구글 대항마’란 평가를 받아 온 퍼플렉시티가 AI 기반 웹브라우저를 선보였다. 챗GPT 개발사 오픈AI도 AI 웹브라우저를 출시할 예정이어서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가 다져온 글로벌 패권이 흔들릴지 주목된다. 9일(현지 시간) 퍼플렉시티는 AI 웹브라우저 ‘코멧(Comet)’을 출시한다고 밝혔다. 퍼플렉시티 AI 에이전트 ‘코멧 어시스턴트’가 내장돼 웹페이지 탐색과 이메일·캘린더 작성, 쇼핑 등을 돕는다. 사용자를 대신해 웹페이지를 탐색하거나 이용자가 웹페이지 내용에 대해 질문하면 답해 주는 구조다. 퍼플렉시티는 코멧을 월 200달러의 ‘퍼블렉시티 맥스’ 요금제 가입자와 일부 대기자에게 우선 제공한 후 일반에 공개할 계획이다. 퍼플렉시티 측은 “우리는 인터넷이 간절히 하고 싶어 했던, 사람의 지능을 증폭시키는 일을 하기 위해 코멧을 만들었다”며 “코멧은 우리의 두 번째 뇌와 같은 역할을 하며, 모든 상황에서 가장 최적의 결정을 내리는 데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설명했다. 오픈AI도 몇 주 내 AI 브라우저 출시를 하기 위해 준비 중이다. 웹사이트를 일일이 클릭하거나 검색해 이동할 필요 없이 챗GPT와 대화하듯 웹브라우징을 할 수 있게 한다는 구상이다. 오픈AI는 지난해 구글 크롬 초기 개발을 맡았던 핵심 인력 2명을 영입한 바 있다. 또한 구글의 크롬 브라우저를 인수할 의향을 내비치기도 했다. 구글의 검색 시장 반(反)독점 재판을 진행 중인 미국 연방법원이 구글에 매각을 명령할 경우 크롬을 사들여 구글의 대항마가 되겠다는 의지를 표명한 것이다. 닉 털리 챗GPT 제품 총괄은 올 4월 미국 워싱턴 연방법원에서 열린 구글의 검색시장 반독점 재판에서 “크롬 브라우저를 인수할 의향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 우리뿐 아니라 많은 기업이 인수에 관심을 가질 것”이라며 “우리는 구글과 같은 대기업들에 의해 시장에서 배제될 수 있다는 깊은 우려가 있다. 그들은 브라우저와 앱스토어를 통제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조사기관 스탯카운터에 따르면, 올 6월 PC·모바일 통합 글로벌 웹브라우저 점유율은 구글 크롬이 68.35%로, 전 세계 30억 명 이상이 크롬을 사용한다. 크롬에 이어 애플 사파리 16.25%, 마이크로소프트(MS) 엣지 4.96% 등이 뒤를 잇고 있지만 1위 크롬과의 격차가 압도적으로 크다. 오픈AI와 퍼플렉시티 등이 앞다퉈 웹브라우저 시장에 진출하는 배경에는 방대한 데이터 확보와 수익 모델 창출 목적도 있다. 자체 브라우저를 만들면 방문 기록, 클릭 패턴을 비롯한 사용자의 웹 행동 데이터를 확보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와 타깃 광고 등에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브라우저가 특정 상품이나 여행지를 자주 검색하는 사용자 데이터를 학습하면 챗GPT가 개인에게 맞춰 상품을 추천하거나, 예약과 구매 대행 등의 AI 에이전트 기능과 연결하는 식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초유의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로 인공지능(AI) 서비스 마케팅에 집중했던 통신업계가 ‘보안’에 다시 집중하고 있다. ‘유심 오픈런’까지 벌어질 정도로 확산한 고객 불안을 해소하고, 보안 시스템에 대한 ‘신뢰’를 구축하겠다는 것이다. 9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KT·LG유플러스·SK텔레콤 등 통신3사는 일제히 고객 정보 보안 강화에 나섰다. KT는 올 5월 최고경영자(CEO) 직속 정보보안실로 조직을 개편, 조직 전반의 보안 거버넌스 강화에 착수했다. KT의 지난해 정보보호 부문 투자액은 1250억 원으로, 삼성전자에 이어 국내 기업 중 두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가입자 100만 명당 정보보호 투자액은 90억8000만 원, 가입자 100만 명당 정보보호 인력은 25.1명으로 통신 3사 중 가장 많다. 주요 정보통신 인프라의 실시간 사이버 방어 및 국가 핵심 기반시설 서비스 침해 사고 조사 등을 수행하며 자체적 위협 대응 역량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주관 국제 사이버 방어 훈련 ‘락드실즈(Locked Shields) 2025’를 통과했다. 올 1월 인공지능(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출시한 데 이어, 다음 달 31일까지 가족까지 보장되는 ‘피싱·해킹 안심 보험’을 6개월간 무료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 중이다. KT 정보보안실 황태선 상무는 “KT는 고객 정보보호를 최우선 경영 가치로 여기며 고객에게 안전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정보보호 체계와 인프라에 지속적으로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도 8일 “고객 체감 보안을 강화하겠다”며 정보보호백서를 내고 보안 강화 활동 내역을 공개했다. 특히 고객과 직접 만나는 현장을 중심으로 ‘보안 강화’ 서비스를 내건 것이 특징이다. 통신사 가운데 처음으로 전국 매장에 보안전문상담사를 배치해 보안전문매장으로 탈바꿈했다. 고객들의 호응도 높아 지난달 16일 보안전문매장 운영을 시작한 지 2주 만에 서비스 이용자가 20만 명을 넘어섰다. 보안전문매장에서는 스미싱·피싱 피해 상담과 악성 애플리케이션(앱) 탐지, 휴대전화 결제 차단 등 피싱 방지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객의 스마트폰에 악성 앱이 설치됐을 때 보이스피싱·스미싱 위험 알림을 카카오톡으로 알려주는 ‘악성 앱 감염 알림서비스’도 업계 최초로 시행 중이다. ‘고객 피해 방지 분석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악성 URL과 악성 앱을 모니터링하며 접속 차단 조치도 벌이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악성 앱에 감염된 고객 약 9000명이 피해를 예방할 수 있었다. 스팸·스미싱·보이스피싱 피해 예방을 위해 서울경찰청과의 공조 체계를 수립했으며, 미래 보안 인재 양성을 목표로 숭실대와 협력해 채용조건형 계약학과인 ‘정보보호학과’도 신설했다. 지난해 정보보호 투자 규모는 전년 대비 196억 원 늘린 약 828억 원이다. 올해도 전년 대비 30% 이상 투자를 확대할 계획이다. 해킹 사태로 보안 체계 재정립에 나선 SK텔레콤은 정보보호에 향후 5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국내 통신·플랫폼 기업 중 최대 수준이다. 이를 통해 정보보호 전담 인력을 2배 확충하고 보안 기술·시스템 강화를 위한 투자액을 대폭 늘린다. 정보보호최고책임자(CISO) 조직을 최고경영자(CEO) 직속으로 격상하는 등 보안 거버넌스도 강화할 방침이다. 최신 사이버 위협까지 대응 가능한 세계적인 수준의 모바일 단말 보안 솔루션 ‘짐페리움’을 모든 가입자에게 하반기부터 1년간 무상으로 제공하고, 유심 복제 피해가 일어날 경우 외부 기관과 피해 보상 프로세스를 지원하는 ‘사이버 침해 보상 보증’도 도입하기로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첫 3개월은 9만5000원 요금제, 그다음 3개월은 8만5000원 요금제를 사용하는 조건으로 번호이동을 하면 갤럭시 S25가 무료예요.” 7일 오전 서울 광진구 테크노마트의 한 휴대전화 판매점에 방문해 “통신사 관계없이 제일 좋은 조건을 알려달라”고 요청하자 판매점 관계자는 특정 통신사로의 이동을 유도하며 이렇게 답했다. ‘월 약 3만 원어치의 부가서비스를 3개월 유지’하는 조건을 만족시키면 12만 원을 현금으로 받을 수 있다는 안내도 이어졌다. SK텔레콤이 14일까지 약정 기간 중 서비스를 해지하는 고객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주겠다고 4일 밝히면서 통신 3사 간 고객 유치 경쟁이 불붙고 있다. KT와 LG유플러스가 위약금 면제를 계기로 SK텔레콤 고객을 뺏어오기 위해 안간힘을 쓴다면, SK텔레콤은 기존 고객 이탈을 막는 한편으로 새로운 고객을 끌어오기 위해 나선 것이다. 22일 단말기 보조금을 제한하던 단말기 유통구조 개선법(단통법)이 폐지되는 데다 곧 삼성전자의 신작이 출시된다는 점도 ‘번호이동 대전’을 더 뜨겁게 만든 요인이다. ● 이통 3사, 뺏고 뺏기는 전쟁 시작KT와 LG유플러스는 SK텔레콤의 유심 해킹 사태를 간접적으로 언급하며 이탈 고객 잡기에 나서고 있다. KT는 자사 홈페이지에 ‘S사 위약금 면제 발표/안전하게 KT로 번호이동하세요’라는 배너를 내걸고 ‘5G 무제한·무약정 요금제 매월 2만5000포인트 페이백’이라며 홍보에 나섰다. LG유플러스도 ‘위약금 없는 번호이동 고객님! 쓰던 폰 그대로, 보안 걱정 없는 LG유플러스로 오세요’라는 안내문을 띄웠다. 일부 통신사에서 소비자 불안을 부추기는 ‘공포 마케팅’까지 출현했다. 한 통신사는 내부 직원 교육용 지침에 ‘S에서 1개월 요금 50% 할인을 내놨지만, 단돈 O만 원과 소중한 고객님 정보를 바꾸시겠습니까?’ 등의 안내 방식을 제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은 ‘고객 감사 패키지’를 통해 고객 이탈을 막고 번호이동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15일 0시 이전에 SK텔레콤에 가입하면 기존 가입자와 함께 신규 고객도 다음 달 통신요금 50% 할인과 연말까지 매달 데이터 50GB 추가 제공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SK텔레콤이 해지 고객의 재가입을 유도하기 위해 내세운 멤버십 혜택 제공 부분은 논란이 되고 있다. SK텔레콤은 3년 내 재가입 시 기존 멤버십 등급을 유지해주겠다며 3년간 고객 정보 보관에 관한 동의를 받고 있다. 통신사들의 해지 고객 정보 보관 기간은 통상 6개월이다. ● 삼성전자 갤럭시 신작·단통법 폐지로 경쟁 고조 예상 업계에서는 통신 3사의 고객 유치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 신작인 갤럭시 Z폴드7과 플립7 사전예약도 15일 시작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통상 신규 단말기가 출시되면 번호이동 수요가 극대화된다. 게다가 22일 단통법이 폐지되면 통신사의 보조금 지원 상한이 사라져 이통사와 대리점들이 보조금을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다. 불법 보조금을 활용해 휴대전화를 값싸게 판매하는 일명 ‘휴대전화 성지’들은 단통법 폐지를 앞두고 벌써부터 잠재 번호이동 고객들에게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하고 나섰다. 한편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7일 방송통신위원회에 KT의 이용자 불안 조장 행위에 대해 조사해달라며 신고서를 제출했다. 소비자 불안을 부추기는 마케팅을 자제하도록 당국이 실태 점검 등을 통해 개입해달라는 취지다. 통신사 간 과열 경쟁으로 인한 신고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K텔레콤이 해킹 사고로 해지하는 고객의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발표하면서 통신사간 과열 경쟁이 불붙은 가운데, SK텔레콤이 KT를 방송통신위원회에 신고했다. 통신사간 과열 경쟁으로 인한 신고는 2019년 이후 처음으로 알려졌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이날 오후 방통위에 KT의 이용자 불안 조장 행위에 대해 조사해달라며 신고서를 제출했다. 소비자 불안을 부추기는 공포 마케팅을 자제하도록 당국이 실태점검 등을 통해 개입해달라는 취지다. 앞서 4일 SK텔레콤이 사이버 침해사고 발생으로 해지하는 고객의 위약금을 면제하기로 하면서 통신사간 가입자 유치전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통신사의 최근 유통망 고객 대응 시나리오에는 ‘SK텔레콤에서 요금 50% 할인을 내놨지만 단돈 몇만원과 소중한 고객님 정보를 바꾸시겠느냐’, ‘털린 유심 정보로 언제 사고가 날지 모르는데 불안하게 이용하실 필요가 없다’, ‘해킹은 내 정보를 털기 시작해 나중엔 내 인생이 털리는 것’ 등 대응 멘트가 담겼다. ‘이번에 안 바꾸면 나중에 우리 아이가 겪게 된다’, ‘해킹은 내 정보를 털기 시작해서 나중엔 내 인생까지 털린다’ 등 자극적인 마케팅 문구들이 사용되기도 했다. 방통위는 신고 내용에 따라 관련 법령을 검토한 뒤 실태조사 여부 등을 결정할 방침이다. 실제 위약금 면제 발표 후 첫날인 이달 5일 SK텔레콤 가입자는 3865명 순감한 것으로 집계됐다. 일요일인 6일은 개통 전산이 운영되지 않아 이날 저녁 이후 순감 폭이 집계될 예정이다.위약금이 면제되는 이달 14일까지 통신3사간 가입자 쟁탈전이 치열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LG유플러스는 5일 ‘이용자 불안 심리를 악용한 타겟 마케팅, 허위기반 광고, 차별적 지원금 지급 사례 적발 시 엄중 조치하겠다’는 내용의 본사 지침을 전국 유통망에 내려보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SK텔레콤에 대한 해커의 공격이 2021년부터 이뤄졌으며 SK텔레콤이 2022년 자체 조사로 침해 사실을 발견하고도 당국에 알리지 않아 사태를 키운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SK텔레콤 측 과실을 확인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이용자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계약을 해지한 가입자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 최종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 책임은 SK텔레콤에 있고 이용자에게 안전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사업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서 위약금 면제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조사단은 SK텔레콤의 △계정 정보 관리 부실 △과거 침해사고 대응 미흡 △중요 정보 암호화 조치 미흡 등 문제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침해사고 신고 지연 및 미신고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하고, 자료보전 명령 위반에 대해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 SK텔레콤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킹 사고가 발생한 4월 19일 0시 이후 해지한 고객과 7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의 위약금을 모두 면제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가입자에게 8월 통신비 반값 할인 등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SKT “이달 14일까지 해지땐 위약금 면제… 8월 요금 50% 할인”“해킹 사고에 5000억 상당 보상” 밝혀민관합동조사단 “보안 조치 허술… 3년전 공격 발견하고도 안 알려”SKT “정보보호 강화에도 7000억”수조원대의 비용 부담 떠안아SK텔레콤은 평소 보안 조치를 허술하게 하고 당국에 고지 의무를 다하지 않으면서 이번 해킹 사고를 키운 것으로 드러났다. 해커의 공격이 4년 전에 시작됐고 이듬해 이상 징후를 감지했지만 3년 동안 이를 당국에 알리지 않고 자체 대응하다 대규모 정보 유출로 이어진 것이다.SK텔레콤은 당국의 권고를 수용해 해킹 사고 발생 이후 번호이동을 한 고객의 위약금을 모두 환급해주기로 했다.● 해커 공격 4년 전 시작, SKT 3년간 당국 신고 안 해해킹 사고 민관합동조사단은 이날 발표에서 SK텔레콤 서버 4만2605대에 대한 전수 조사 결과 서버 28대가 감염됐다고 밝혔다. 해커가 서버에 심은 악성코드는 BPF도어 계열 27종을 포함해 모두 33종으로 파악됐다. 해커는 올해 4월 가입자식별번호(IMSI) 2696만 건, 총 9.82GB(기가바이트)에 달하는 개인정보를 외부로 빼돌렸다. 이는 가입자 전원의 유심 정보에 해당하는 분량이다.조사단에 따르면 최초 악성코드 설치는 4년 전인 2021년 8월이었다. SK텔레콤은 이듬해인 2022년 2월 특정 서버에서 비정상적인 재부팅을 발견하고 악성코드에 감염된 서버를 발견해 조치했지만 이를 당국에 신고하지 않았다. 이에 대해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진정으로 잘못했고 반성한다. 재발방지책을 마련하겠다”고 했다.또한 SK텔레콤은 시스템 관리망 내 서버 계정 패스워드를 장기간 변경하지 않았다. 공격을 받은 서버에 다른 서버들을 관리할 수 있는 아이디, 비밀번호 등 계정 정보도 암호체가 아닌 평문으로 저장해 공격의 빌미를 줬다.정부가 사고 원인 분석을 위한 자료 보전을 명령했으나, SK텔레콤은 서버 2대를 포렌식 분석이 불가능한 상태로 임의 조치한 사실도 드러났다. 이 같은 법 위반 혐의에 대해 정부는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다만 조사단은 이번 사고에서 복제폰으로 인한 2차 피해 우려는 하지 않아도 된다는 입장이다.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사고) 고의성이나 SK텔레콤의 범죄적 측면이 있었는지는 경찰 수사를 통해 밝혀질 것”이라고 말했다.● SKT, “위약금 면제하고 전 가입자 요금 반값 할인”이날 SK텔레콤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다른 이동통신사로 갈아탄 가입자들을 위한 위약금 면제 입장을 밝혔다. 침해사고 이후(4월 19일 0시 기준)부터 해지한 고객 및 7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을 대상으로 위약금을 모두 면제한다는 것이다.위약금은 약정 기간 내 계약을 중도 해지할 경우 제공 받은 할인 혜택의 전부 혹은 일부를 반환하는 금액이다. 위약금 면제는 기납부한 위약금을 신청하면 환급하는 형태로 진행된다.추가 보상안도 발표했다. 7월 15일 기준 고객 및 SK텔레콤 망을 사용하는 알뜰폰 고객을 포함한 약 2400만 명에게 △8월 통신 요금 50% 할인 △연말까지 매월 50GB 데이터 추가 제공 △멤버십 할인 대폭 확대 등 총 5000억 원 규모의 보상을 제공한다. 정보보호 수준 강화를 위해 향후 5년간 7000억 원을 투자하는 방안도 발표했다.이 같은 후속 조치에 따라 SK텔레콤은 수조 원대의 비용 부담을 안게 됐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최근 국회에서 “위약금 면제 시 3년간 최대 7조 원의 손실이 예상된다”고 언급한 바 있다.SK텔레콤은 이날 해킹 사태에 따른 고객 보상과 가입자 이탈 등 시장 상황을 반영해 올해 매출액 전망을 17조8000억 원에서 17조 원으로 8000억 원 하향 조정했다고 공시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SK텔레콤에 대한 해커의 공격이 2021년부터 이뤄졌으며 SK텔레콤이 2022년 자체 조사로 침해 사실을 발견하고도 당국에 알리지 않아 사태를 키운 사실이 확인됐다. 정부는 SK텔레콤 측 과실을 확인하고 계약을 해지하는 이용자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SK텔레콤은 해킹 사고 이후 계약을 해지한 가입자들에게 위약금을 면제하겠다는 입장을 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SK텔레콤 침해사고 민관합동조사단 최종 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조사단은 이번 사고 책임은 SK텔레콤에 있고 이용자에게 안전한 통신서비스를 제공해야 할 사업자의 의무를 다하지 못했다면서 위약금 면제 규정을 적용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또 조사단은 SK텔레콤의 △계정 정보 관리 부실 △과거 침해사고 대응 미흡 △중요 정보 암호화 조치 미흡 등 문제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과기정통부는 SK텔레콤의 침해사고 신고 지연 및 미신고에 대해선 과태료를 부과하고, 자료보전 명령 위반에 대해선 수사기관에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다.SK텔레콤은 이날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해킹 사고가 발생한 4월 19일 0시 이후 해지한 고객과 7월 14일까지 해지 예정인 고객의 위약금을 모두 면제한다고 밝혔다. 또 모든 가입자에게 8월 통신비 반값 할인 등 보상을 제공하기로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최근 ‘민생회복지원금’ 신청·안내 사이트로 위장해 이용자를 유료 서비스에 가입시키는 사례가 발견돼 주의가 요구된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일 네이버 등 검색창에 ‘민생회복지원금’을 검색하면 관련 안내 등의 제목으로 게시된 블로그 글이 나오고 이를 확인할 경우 유료 부가서비스 가입으로 연결된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실제 ‘민생회복지원금 바로 안내’, ‘전국민 민생회복지원금 안내’ 등의 블로그 글을 확인하면 ‘신청하기’ 등의 문구가 나오는데 이를 클릭하면 지원금과는 무관한 ‘여가생활 안심보호서비스’, ‘휴대폰 가족보호서비스’ 등의 유료서비스 가입 페이지로 연결된다. 이 과정에서 휴대전화 번호 또는 인증번호 입력을 요구해 이용자가 주의를 기울이지 않으면 민생회복 지원금 신청을 위한 ‘본인확인 절차’로 오인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방통위는 이같은 기만적 광고 행태가 전기통신사업법 시행령에 따른 금지행위에 해당할 소지가 매우 높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방통위는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광고 게시 업체에 즉시 광고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해당 행위가 지속될 경우 사실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인공지능(AI)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두 번째 대규모 인력 감원에 나선다. 글로벌 빅테크 간 AI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한 반면 AI로 대체 가능한 일반직 근로자들에겐 ‘해고 칼바람’이 불어닥치는 등 고용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 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MS 대변인은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이 같은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근무 인력의 약 4%인 9000여 명이 해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MS 대변인은 “우리는 역동적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회사와 팀을 최적의 위치에 배치하는 데 필요한 조직 변경을 계속해서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는 올 5월에도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하고 6000여 명을 해고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MS의 전체 직원은 22만8000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MS가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회사가 일반직 인건비를 줄여 AI 투자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반직 감원 한파가 매섭지만 AI 분야 S급 인재를 확보하려는 빅테크들의 ‘쩐의 전쟁’은 한창이다. 최근 메타의 공격적 인재 영입에 분노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메타가 오픈AI 연구원들에게 이직 시 최고 1억 달러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했다면서 “미친 짓”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오픈AI의 마크 천 최고연구책임자(CRO)도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모를 통해 “누군가 우리 집에 침입해 무언가를 훔쳐 간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보상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최고의 인재를 인정하고 보상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인공지능(AI) 투자에 집중하고 있는 마이크로소프트(MS)가 올해 두 번째 대규모 인력 감원에 나선다. 글로벌 빅테크 간 AI 인재 영입 경쟁이 치열한 반면 AI로 대체 가능한 일반직 근로자들에겐 ‘해고 칼바람’이 불어닥치는 등 고용 양극화가 갈수록 심화되는 모습이다.2일(현지 시간) 블룸버그통신 등에 따르면 MS 대변인은 언론에 보낸 성명에서 이 같은 구조조정 방침을 밝혔다. 이에 따라 전 세계 근무 인력의 약 4%인 9000여 명이 해고될 것으로 전망된다. MS 대변인은 “우리는 역동적인 시장에서 성공하기 위해 회사와 팀을 최적의 위치에 배치하는 데 필요한 조직 변경을 계속해서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MS는 올 5월에도 대규모 감원 계획을 발표하고 6000여 명을 해고한 바 있다. 지난해 6월 말 기준 MS의 전체 직원은 22만8000명이었다. 이와 관련해 뉴욕타임스는 “MS가 AI에 대한 막대한 투자를 진행 중”이라며 회사가 일반직 인건비를 줄여 AI 투자에 자원을 집중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일반직 감원 한파가 매서운 가운데 이와 대조적으로 AI 분야 S급 인재를 확보하려는 빅테크들의 ‘쩐의 전쟁’이 한창이다.최근 메타의 공격적 인재 영입에 분노한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는 지난달 한 팟캐스트에 출연해 메타가 오픈AI 연구원들에게 이직 시 최고 1억 달러의 보상 패키지를 제안했다면서 “미친 짓”이라고 비난한 바 있다. 오픈AI의 마크 천 최고연구책임자(CRO)도 최근 직원들에게 보낸 사내 메모를 통해 “누군가 우리 집에 침입해 무언가를 훔쳐 간 것 같은 느낌”이라면서 “보상을 재조정하고 있으며 최고의 인재를 인정하고 보상하기 위한 창의적인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서부 개척 시대’처럼 인공지능(AI) 개발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AI 시장 선점을 위한 글로벌 치킨게임이 시작된 가운데, 네이버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추론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씽크’가 다양한 AI 에이전트(비서) 서비스를 실현해 나가는 데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네이버의 추론형 AI 모델 ‘하이퍼클로바X 씽크’(HyperCLOVA X THINK) 개발을 진두지휘한 성낙호 네이버클라우드 하이퍼스케일 AI 기술 총괄(사진)은 1일 동아일보와 경기 성남시 네이버 본사에서 인터뷰를 갖고 이같이 말했다. ‘하이퍼클로바X 씽크’는 올 3월 LG AI연구원이 공개한 ‘엑사원 딥’에 이은 국내 두 번째 추론 AI다. 성 총괄은 “이번 추론 모델이 사용자의 지시를 이해하고, 스스로 계획을 수립하거나 과정을 되짚어 오류를 보완하는 사고 기반 구조를 갖춘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AI 에이전트 서비스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중국과 비교하면 추론 모델 개발 경쟁에선 늦었지만, 한국어 이해력 측면에선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하이퍼클로바X 씽크는 오픈AI의 GPT-4o와 비교해 지시 이해 및 수행 능력 등 일부 추론 작업에서는 유사한 수준을 보였고, 특히 한국어 이해력에서는 앞선 성능을 기록했다”고 강조했다. 한국어 성능 벤치마크인 코발트(KoBALT)-700을 기준으로도 하이퍼클로바X 씽크가 48.9점을 기록해 LG의 엑사원 딥(33.0점), 알리바바의 QwQ(32.4점) 등 300억 개(30B) 이상의 파라미터(매개변수)를 가진 대형 모델과 비교해 15점 이상 높았다. 이 같은 한국어 경쟁력은 독자 기술로 개발한 자주적인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위한 핵심 기반으로 꼽힌다. 지난달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이노베이션센터장이 대통령실 초대 AI미래기획수석비서관으로 임명되면서, 네이버가 강조해온 소버린 AI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이다. 하 수석과 손발을 맞춰온 성 총괄 역시 소버린 AI에 대해 “AI는 우리만의 자생 능력이 없으면 끝나는 것”이라고 위기의식을 드러냈다. 자국만의 데이터·인프라를 활용해 독립적으로 AI 시스템을 구축·운영해야 미중 빅테크에 종속되지 않는다는 취지에서다. 그러면서 “이른바 ‘빅브러더’(감시체계)와 연결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해선 안 된다”며 “미중 빅테크가 민감한 우리나라의 국방, 의료, 법률, 행정 정보에 접근하는 것은 위험하며, 이 분야만큼은 로컬 플레이어가 챗GPT보다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성남=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4일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에 대한 민관합동조사결과를 국회에 보고한다. 지난달 30일 보고 예정이었으나 국회 측과 일정 조율이 늦어지며 4일로 날짜가 변경됐다. 1일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는 위원회 산하 SK텔레콤 유출 사태 태스크포스(TF)가 과기부로부터 해킹 사태 조사 결과를 보고받는다고 밝혔다. 보고는 4일 오전 10시30분 과방위 소회의장에서 진행되며,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정책연구위원, 과방위 소속 의원실별 TF 위원, 과기정통부 및 방송통신위원회 관계자 등이 참석한다. 과기부는 조사 결과에 따른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한 입장도 이르면 4일 언론에 밝힐 예정이다. 과기부는 위약금 면제 여부와 관련해 복수의 법무법인에 자문을 의뢰한 바 있다. 앞서 유상임 과기부 장관은 지난달 27일 열린 국회 과방위 전체회의에서 위약금 면제 여부에 대해 “차기 장관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다음 달 4일쯤 (정부 입장을) 밝힐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한편 SK텔레콤 해킹 사고 여파로 6월 한 달간 통신 시장에서 약 66만 명의 이용자가 번호 이동한 것으로 나타났다. 해킹 사고 직후인 올 5월 약 93만 명이 번호 이동한 것과 비교하면 통신사 이동 열풍이 다소 잦아든 모양새다. 한국통신사업자연합회(KTOA)에 따르면 지난달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알뜰폰(MVNO) 간 총 번호이동 가입자 수는 66만6618명으로, 지난 5월보다 약 42% 감소했다. 다만 해킹 사고가 발생하기 전 평상 수준인 50만명 내외보다는 여전히 많은 수치다. 6월 들어 SK텔레콤 이탈 고객을 가장 많이 유치한 통신사는 LG유플러스였다. LG유플러스는 지난달 SK텔레콤에서 이동한 고객 8만7774명을 확보했다. KT는 8만2043명을 유치한 것으로 집계됐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우리나라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이 앓고 있는 질환, 이른바 ‘국민병’으로 불릴 만큼 남녀노소 가리지 않고 찾아오는 병이 당뇨병이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국내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14.8%)이 당뇨병을 앓고 있다. 2022년 기준 30세 이상 국내 당뇨 환자 수는 약 533만 명. 공복혈당이 dL당 100∼125mg 또는 당화혈색소 5.7∼6.4%인 ‘당뇨병 전 단계’에 해당하는 30세 이상 인구는 1400만 명에 달한다. 이처럼 당뇨 위험 인구가 증가함에 따라 혈당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는 추세다. 환자가 아니더라도 일상 속에서 혈당 스파이크(식후 급격한 혈당 상승)를 예방하기 위해 연속혈당측정기(CGM)와 같은 전문기기를 찾는 수요도 많아졌다. 이처럼 혈당 관리가 환자를 넘어 비환자에게도 관심사로 떠오르면서, 테크기업들 사이에서는 인공지능(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도 등장하고 있다. 최근 IBM과 글로벌 제약사 로슈(Roche)가 당뇨병 환자를 위한 AI 기반 솔루션 ‘아큐첵 스마트가이드 프리딕트’ 앱을 개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이 앱은 로슈의 연속혈당측정(CGM) 센서와 연동된다. 측정한 실시간 혈당값을 기반으로 예측 알고리즘을 활용해 다양한 정보를 제공해 저혈당증이나 고혈당증 위험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 실시간 CGM 측정값과 인슐린 주입량, 식사에서 섭취한 탄수화물 정보, 체중 등 다양한 데이터를 통해 사용자의 적극적 혈당 관리를 돕는 것이다. IBM의 데이터 및 AI 플랫폼인 ‘왓슨x(watsonx)’를 활용한 대규모언어모델(LLM) 등을 적용해 기존 임상 데이터 활용의 한계도 보완했다. 익명화된 비정형 임상데이터를 더 빠르게 처리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앱은 △향후 2시간 혈당 범위 예측 △저혈당증 30분 전 경고 △야간 7시간 저혈당증 위험 예측 등 기능을 제공한다. 예측된 저혈당 위험이 높을 경우 앱은 사용자에게 푸시 알림을 통해 경고한다. 푸시 알림을 클릭하면 앱은 미국당뇨병학회 권고를 기반으로 만든 저혈당 완화 행동을 안내한다. 사용자가 간식을 섭취하는 등의 능동적인 조치를 취하도록 유도해 위급 상황을 방지하는 것이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카카오가 자체 개발 인공지능(AI) 비서 서비스 ‘카나나’를 필두로 일상에서 친숙하게 AI 경험을 확장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비공개 베타테스트 중인 ‘카나나’는 개인 및 그룹방에서 이용자가 주고받은 대화 내용 맥락을 파악해 이용자에게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는 ‘AI 메이트’다. 기존 AI 서비스들이 이용자와의 1대1 대화만을 통해 기능을 수행했다면 카나나는 그룹 대화에서도 작동해 관계 형성과 강화를 돕는 것이 특징이다.러닝 동호회에서 다가오는 마라톤대회 일정과 관련한 이야기를 나눈다면 그 내용을 파악해 일정을 등록하고 리마인드도 해준다. 새로운 러닝 코스도 추천해주며 대회 일정에 대한 알림 요청을 해두면 주기적으로 정보를 공유해 준다. 서비스를 사용할수록 이용자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져 한층 높은 개인화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도 특징이다.카카오 측은 “AI를 통해 사람 사이의 소통을 더욱 자연스럽고 의미 있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며 “이용자가 서비스를 사용할수록 고도화되는 성장형 서비스인 만큼 베타테스트 기간 동안 각종 피드백을 적극 반영해 완성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카카오는 카나나 외에도 올해 오픈AI와 협력을 통해 다양한 AI 기반 서비스를 출시할 계획이다. 국민 메신저인 카카오톡 AI 서비스 확대가 대표적이다. 카카오톡 채널 형태로 올 1분기(1∼3월) 베타 서비스를 시작한 ‘AI 메이트 쇼핑’에 이어 ‘AI 메이트 로컬’, 오픈AI 공동 개발 프로덕트를 순차적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신규 사업과 기존 사업에 본격적으로 AI를 접목하면서 사용자 맞춤형 초개인화 서비스로 거듭나겠다는 전략이다.이용자가 요청한 내용의 문맥을 추론해 최적의 답변을 요약 정리해주는 AI 기반 생성형 검색 서비스도 준비 중이다. 카카오 생태계 전반을 아우르는 AI 에이전트 개발을 통해 서비스 사용성 및 경험 확대에 집중할 계획이다.AI 생태계 확장과 기술 접근성 강화를 위해 오픈소스 전략도 강화 중이다. 올 2월 말 자체 개발 언어모델 ‘카나나’의 연구 성과를 담은 테크니컬 리포트를 아카이브(ArXiv)에 공개하고 일부 모델을 오픈소스로 배포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네이버·카카오·쿠팡·배달의민족 등 국내 부가통신사업자들이 지난해 한국 시장에서 올린 서비스 매출이 400조 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산됐다. 29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발표한 2024년 부가통신사업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부가통신사업자들의 총매출 추정치는 2472조6000억 원으로 전체 산업 매출의 28.4% 수준이다. 이 가운데 국내 서비스 매출 추정치는 436조1000억 원으로 전년보다 32.8% 늘었다. 사업자들은 가장 많이 활용하는 신기술로 인공지능(AI)을 꼽았다. 2023년에는 빅데이터 기술이 1위였다. 또한 배달플랫폼 이용자 25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5%가 2개 이상의 플랫폼을 이용하는 멀티호밍 이용자였다. 배달의민족·쿠팡이츠·요기요 등 주요 3사를 모두 이용하는 경우는 15%로 나타났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최근 SK텔레콤 유심 해킹 사태 이후 이용자 불안이 커지면서 통신사들이 이용자 보호 방안 마련에 팔을 걷어붙였다. LG유플러스는 고객의 스마트폰에 악성 애플리케이션이 설치됐을 때 보이스피싱·스미싱 위험 알림을 카카오톡으로 알려주는 ‘악성 앱 감염 알림서비스’를 업계 최초로 시행한다고 29일 밝혔다.악성 앱 감염 알림톡은 30일부터 ‘LG유플러스 악성앱 주의 알림’이라는 공식 계정을 통해 악성 앱을 설치한 것으로 분석되는 고객에게 자동으로 발송된다. 알림톡을 받은 고객은 금전 피해 여부를 확인한 뒤 피해가 발생했다면 다른 사람의 휴대전화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 금전 피해가 없어도 최대한 빨리 가까운 경찰서나 LG유플러스 매장을 방문하는 게 좋다. 보이스피싱 범죄 조직이 범행 준비 단계에 있을 수 있어 악성 앱 검출과 삭제 조치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보이스피싱·스미싱 범죄에 활용되는 악성 앱은 일반적으로 공공기관 등을 사칭한 악성 인터넷주소(URL) 접속과 앱 설치 등으로 고객에게 전파된다. LG유플러스는 ‘고객피해방지 분석시스템’을 통해 24시간 악성 URL과 악성 앱을 모니터링하며 접속 차단 조치를 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악성 앱에 감염된 고객 약 9000명을 발견해 피해를 예방했다고 전했다. KT 역시 올 1월 인공지능(AI) 기반 보이스피싱 탐지 서비스를 출시한 후 2개월간 160억 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했다. 서비스 개시 이후 주의·위험 등급으로 탐지된 보이스피싱 통화 중 확인 가능한 1528건을 분석한 결과 탐지 정확도는 90.3% 수준이다. 이 중 392건(25.7%)은 경찰청 보이스피싱 블랙리스트 또는 검찰·경찰 사칭 사례로 확인됐다. KT는 8월 31일까지 고객을 대상으로 가족까지 보장되는 ‘피싱·해킹 안심 보험’을 6개월간 무료로 제공하는 프로모션도 진행하고 있다.SK텔레콤도 올 4월 AI 기반 이상 탐지 통합 서비스를 개발하고, IBK기업은행과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A.)에 적용했다. 통신 정보와 금융 데이터를 연계해 고객의 보이스피싱 노출 여부와 위험도를 실시간으로 분석한 뒤 이체·출금 차단 등 선제적 대응에 활용할 수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후보자로 원전 생태계 핵심 기업 출신인 김정관 두산에너빌리티 사장이 29일 지명됐다. 에너지 정책을 담당하는 산업부 장관에 문재인 정부의 탈(脫)원전 정책으로 가장 큰 피해를 입었던 두산 출신을 발탁한 것을 두고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 확실한 선 긋기에 나섰다는 평가가 나온다.이 대통령은 이날까지 지명한 17개 부처 장관 후보자 중 김 후보자까지 기업 출신 4명을 발탁했다. 역대 정부 첫 내각 중 가장 많은 기업인이 포진한 것이다. 대통령실의 김용범 정책실장과 하정우 AI(인공지능)미래기획수석비서관을 포함하면 이재명 정부가 발탁한 고위직 인사 가운데 기업 출신은 6명에 이른다. 이들의 출신 기업은 AI와 가상자산, 소형모듈원전(SMR) 등 정부가 미래 성장동력으로 점찍은 첨단 기술 분야에 집중됐다.● 탈원전에 부도 위기 몰렸던 두산서 발탁 김 후보자는 재무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공직을 시작해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과 한국은행 자본시장부장 등 정책·금융 분야 요직을 두루 거쳤다. 2018년 두산그룹 부사장으로 자리를 옮긴 뒤 2022년에는 두산에너빌리티 마케팅 담당 사장으로 두산에너빌리티가 진행하는 사업 전반의 마케팅을 총괄해 왔다. SMR 관련 국제 협력 등 회사의 주요 성과가 대부분 그의 손을 거쳤다는 평가다. ‘팀코리아’의 일원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이끌며 체코 두코바니 원전 신규 건설사업 수주에 참여했으며 원전 사업 지역을 카자흐스탄 등 중앙아시아까지 넓히는 등 사업 확장에 크게 기여했다고 한다. 김 후보자는 이날 소감문을 통해 “급변하는 통상환경 속에서 국익을 최우선으로 한 전략적 대응과 무역구조 혁신을 통해 수출 1조 달러 시대의 기반을 만들겠다”며 “당면한 통상위기 극복과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저성장을 돌파하고 글로벌 산업강국으로 도약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문재인 정부의 탈원전 정책으로 부도 위기에 휩싸이기도 했던 두산에너빌리티 출신을 장관 후보자로 발탁하자 이재명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민주당 정부의 탈원전 정책과는 차별화된 기조를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 대통령은 대선 때부터 ‘에너지 믹스 정책’을 앞세워 일정 부분 원전 이용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첨단산업 육성 차원에서 SMR 분야의 연구개발(R&D)도 적극 지원할 구상도 갖고 있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이번 인선이 새 정부의 원전 정책과 관련이 있느냐’는 질문에 “이번 인사가 에너지 정책의 방향을 알리려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저희는 에너지 믹스라고 하는 대통령의 철학을 잘 구현해야 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역대 정부 내각 중 가장 많은 기업인 포진 역대 정부는 출범할 때마다 주요 경제부처에 전문 경영인, 기업인 등을 장관으로 발탁하려 했다. 하지만 고위 공직자가 직무 관련 주식을 보유하지 못하도록 하는 ‘주식 백지신탁 제도’ 때문에 인선에 어려움을 겪었다. 문재인 정부는 LG전자 평사원에서 임원까지 오른 유영민 전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을, 윤석열 정부에선 벤처기업인 출신인 이영 전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등을 내각에 발탁하는 데 그쳤다. 반면 이재명 정부는 첫 내각에 지금까지 4명의 기업 출신 장관 후보자를 지명했다. 이 대통령의 기업인 발탁은 특히 AI 분야에서 두드러졌다. 과기정통부 장관 후보자에 배경훈 LG AI연구원장을, 중기부 장관 후보자에는 한성숙 전 네이버 대표를 지명했다. 또 초대 대통령실 AI미래기획수석에 하정우 네이버클라우드 AI혁신센터장을 발탁했다. 1976년생인 배 후보자, 1977년생인 하 수석 모두 40대 기업인 출신이다. 관료 출신이지만 기업에서 경험을 쌓은 이도 대거 발탁됐다. 윤창렬 국무조정실장은 30년 넘는 공직 생활을 마무리한 뒤 LG경영개발원 글로벌전략센터장을 지냈다. 기재부 1차관 등을 지낸 김 정책실장은 공직 퇴임 후에 블록체인 투자사 해시드의 자회사인 해시드오픈리서치 대표를 맡았었다. 대통령실 핵심 관계자는 “실용적 인선이란 기준을 세우고 인재를 찾다 보니 자연스럽게 필요한 부처나 자리에 기업인이 발탁됐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이 주요 5대 그룹 총수를 만나 직접 인사 추천을 당부하는 등 기업인 발탁 의지를 드러낸 것도 영향을 끼쳤다는 해석이 나온다. △김정관 후보자 △전남 장성(57) △광주제일고 △서울대 경제학과 △행정고시 36회 △국제부흥개발은행(IBRD) 선임 협조금융 전문가 △한국은행 국제경제부장 △기획재정부 정책기획관 △두산 경영연구원 원장 겸 대표이사 △두산에너빌리티 사장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세종=송혜미 기자 1am@donga.com}
SK텔레콤이 인공지능(AI) 반도체 스타트업 리벨리온의 신경망처리장치(NPU)를 주요 AI 서비스에 적용하기로 했다. 국산 AI 반도체를 활용해 AI 생태계 자립을 실현함으로써 소버린(sovereign·주권) AI를 구축하려는 움직임이 업계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 25일 SK텔레콤은 리벨리온의 데이터센터용 AI 반도체 ‘아톰’을 탑재한 서버를 에이닷 전화 통화요약, 패스(PASS) 스팸 필터링, PASS 금융비서 등에 적용하는 방안을 실험 중이라고 밝혔다. 실험 결과에 따라 연내 대규모 AI 추론용 AI 반도체 ‘아톰 맥스’를 이들 서비스에 적용하고, NPU 서버 도입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양 사는 이번 테스트를 시작으로 협력 범위를 확대해 국내 AI 생태계의 자립성을 강화할 예정이다. 박성현 리벨리온 대표는 “국산 AI 반도체가 국산 거대언어모델(LLM) 기반 서비스에 적용될 수 있게 된 것은 기술적 완성도를 넘어 국내 AI 생태계 자립을 실현하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강조했다. 최근 미국 메타의 인수 제안을 거절한 퓨리오사AI도 이날 국내 AI 개발사인 업스테이지와 협력 계획을 발표하며 ‘K-AI’ 자립을 강조했다. 업스테이지는 자체 LLM ‘솔라’를 퓨리오사AI의 NPU인 ‘레니게이드’에 최적화할 예정이다. 이번 협력은 국산 NPU와 LLM의 파트너십이라는 점에서 주목된다. 현재 AI 반도체 시장은 미국 엔비디아가 사실상 독점하고 있고 LLM 분야는 미중 빅테크가 패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산 NPU 기반 AI 모델과 서비스 상용화는 AI 자립과 기술 주권 확보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중국 인공지능(AI) 업체 딥시크가 중국 군 및 정보기관에 기술을 제공하고 있으며, 사용자 데이터를 중국 정부에 넘기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23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국 국무부의 한 고위 관계자는 “딥시크가 중국의 군사 및 정보 작전에 기꺼이 기술 지원을 제공했으며 앞으로도 계속 제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딥시크가 사용자 정보와 통계를 베이징의 감시 기관과 공유하고 있다는 의혹도 있다”고 덧붙였다. 딥시크가 동남아시아 페이퍼컴퍼니를 통해 미국의 고성능 AI칩을 확보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딥시크가 동남아시아를 통해 엔비디아의 ‘H100′ 칩을 우회적으로 입수하려 했다는 것이다. ‘H100′은 미국의 수출 통제에 따라 2022년부터 중국으로 수출이 금지된 엔비디아의 고성능 AI칩이다. 이 관계자는 “딥시크는 동남아시아의 껍데기 회사를 이용해 수출 통제를 회피하려 했으며, 미국 칩에 접근하기 위한 우회 방법으로 동남아시아의 데이터센터에 접근하고 있다”고 했다. 이와 관련해 로이터는 “딥시크의 급속 성장이 미국 AI칩과 기술에 의존했을 것이란 확신이 커지고 있다”며 “알려진 딥시크의 역량이 과장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올 초 미국의 강력한 수출 통제에도 불구, 딥시크가 저비용으로 오픈AI의 챗GPT 신형 모델과 맞먹는 고성능 AI모델을 만들어내며 전세계를 놀라게 했다. 당시 딥시크가 사용한 H800은 미국의 고성능 반도체 수출 규제로 엔비디아가 H100의 사양을 낮춰 출시한 제품이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
“구글이 개발한 ‘인공지능 공동과학자(AI Co-Scientist)’는 과학자 옆에서 함께 연구하는 동료입니다. 과학자가 더 근거 있는 가설을 만들도록 도와 ‘유레카’를 외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단축할 겁니다.” 요시 마티아스 구글 리서치 부사장은 최근 동아일보와의 서면 인터뷰에서 “AI 비서(에이전트) 공동과학자는 단순히 과학적 가설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가설에 이르기까지 주요 연구 결과들을 검토하고 기존 연구의 한계나 공백까지 짚어낸다”며 이같이 말했다. 구글 AI 공동과학자는 일상 속 ‘비서’ 역할을 뛰어넘어 인류 난제 해결을 위한 ‘동료 과학자’ 역할을 한다. 수년이 걸리는 과학적 가설의 검토 과정도 단 며칠 만에 끝낼 수 있다. 이를 위한 작동 방식도 독특하다. 구글의 AI 모델인 제미나이 2.0을 기반으로 생성, 성찰, 순위 지정, 진화, 메타 분석을 담당하는 에이전트들이 마치 한 팀의 과학자들처럼 유기적으로 작동하며 과학적 사고 과정을 모방한다. 마티아스 부사장은 “AI가 스스로 질문하고 답하고 논쟁하며 최적의 결론에 도달하는 방식으로, 특히 생물의학 분야에서 새로운 발견을 가속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보여준다”며 “실제로 AI 공동과학자가 제안한 혁신적 가설 중 일부는 여러 생물의학 분야 전문가들에 의해 실험실에서 그 유효성이 검증됐다”고 했다. 실제 미국 스탠퍼드대 연구진이 간섬유증 치료를 위해 기존 약물을 재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찾는 데 활용됐다. 구글의 의료 특화 멀티모달 AI 모델인 ‘메드-제미나이(Med-Gemini)’도 의료 분야 진화를 앞당길 것으로 기대된다. 미국의사자격시험(USMLE) 문제 벤치마크에서 91.1%의 정확도를 보인 메드-제미나이는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의료차트, 영상 등 다양한 의료 데이터를 동시에 처리할 수 있다. 마티아스 부사장은 “AI를 활용해 질병 선별 및 진단 정확도를 높이는 데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AI로 당뇨병성 망막증을 진단하고 기침 소리나 흉부 엑스레이선만으로 결핵을 탐지하거나 방사선 분석 보고서를 생성하는 기술 등이 대표적이다. 구글은 의료 취약 국가에 대한 의료 접근성을 높이는 데도 공을 들이고 있다. 그는 “앞으로 10년간 의료 자원이 부족한 인도, 태국 등 지역 환자 약 600만 명이 AI 기반 건강검진을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라고 했다. 현재 태국 보건부 산하 의료서비스국(DMS)이 운영하는 당뇨병성 망막병증 검진에 구글이 개발한 진단 AI 기술이 활용되고 있다. 마티아스 부사장은 구글 내 핵심 연구 조직인 ‘구글 리서치’를 총괄하며 구글의 헬스 AI와 생성형 AI 개발을 선도해온 인물이다. 이스라엘 텔아비브대 컴퓨터공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며, 컴퓨터 분야 노벨상으로 불리는 괴델상을 2005년 수상한 바 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