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군의 공습으로 크게 다쳐 총 36번의 수술을 받은 11세 우크라이나 소년 로만 올렉시우가 10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어머니를 잃은 순간에 대해 증언하고 있다. 그는 2022년 7월 14일 러시아군의 공습때 눈앞에서 어머니를 잃었고, 자신도 심각한 화상을 입었다. 사진 출처 자유유럽방송(RFE/RL) 유튜브
“여러분과 함께할 때 우리는 강하다는 점을 꼭 전하고 싶다. 절대, 절대로 포기해서는 안 된다. 우크라이나 아이들을 계속 도와야 한다.”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에 어머니가 숨졌고, 자신도 화상을 입어 36번이나 수술을 해야 했던 11살 우크라이나 소년 로만 올렉시우가 10일(현지 시간) 벨기에 브뤼셀의 유럽의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 올렉시우의 생생한 증언을 통역하던 통역사 등 많은 청중들이 그의 말에 눈물을 흘리며 공감했다.
12일 영국 BBC 등에 따르면 올렉시우는 10일 유럽의회에 직접 나서 “내 이름은 로만이다. 나는 11살이고 우크라이나 출신이며 현재 르비우에서 살고 있다”며 자신을 소개한 뒤 2022년 7월 14일 눈 앞에서 어머니를 잃은 순간에 대해 이야기 했다.
이때 통역사는 말을 잇지 못하고 “감정이 북 받친다”며 말하며 통역을 멈췄다. 또 고개를 저었고, 눈물도 글썽였다. 결국 다른 통역사가 대신 올렉시우의 증언을 통역해야 했다.
올렉시스는 잠시 숨을 고른 뒤 떨리는 목소리로 “어머니가 건물 더미 아래에 깔려 있는 걸 봤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의 머리카락도 보였고, 심지어 머리카락을 만질 수도 있었다. 그리고 작별 인사를 했다”고 덧붙였다.
우크라이나에서 올렉시우는 우크라이나 전쟁의 참상을 상징하는 인물 중 한명으로 여겨진다. 2022년 7월 러시아의 미사일 공격으로 우크라이나 중부 빈니차의 한 병원이 무너지면서 그의 어머니를 포함해 28명이 사망하고 200명 이상이 다쳤다. 볼룸 댄서를 꿈꾸던 올렉시우는 전신의 45% 이상에 화상을 입었고, 장기도 손상됐다. 100일 동안 36번의 수술을 받아야 했다. 당시 의료진은 그가 다시 걷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하지만 그는 2년 뒤 마스크도 벗었고, 학교로 돌아갈 수 있을 정도로 건강도 회복했다.
올렉시우는 ‘무너지지 않은 아이들 동맹’이란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올해 4월 선종한 프란치스코 교황을 세 차례 만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전쟁이 참상에 대한 아픔을 자주 표현했던 프란치스코 교황도 생전 올렉시우에게 큰 관심을 보였던 것. 또 영국에서는 올렉시우를 소재로 한 영화가 제작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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