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공무원 아시아에서 가장 관료적』…홍콩컨설팅社 조사

  • 입력 1997년 2월 27일 19시 57분


외국 기업인들의 눈에 비친 한국 공무원은 아시아에서 가장 관료적이며 기업활동에 비협조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홍콩에 사무실을 둔 「정치와 경제위험도 컨설팅기구」가 아시아의 주요 12개국에서 활동중인 외국기업인과 상사원들을 대상으로 공무원의 관료화 여부에 대한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이같이 드러났다.

이 조사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공무원들이 가장 비관료적이고 협조적인데 반해 한국은 중국이나 인도네시아보다 더 고질적으로 관료화돼 조사대상국중 「관료작태」가 가장 심각한 나라로 꼽혔다고 홍콩의 언론들이 27일 보도했다.

이 기구는 한나라에서 평균 40명씩 모두 5백명의 외국기업인들을 직접 방문, 설문조사 방식으로 해당국 공무원의 「관료작태」에 대해 실태조사를 했다는 것이다.

이 기구는 조사결과 싱가포르는 비록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까지 통제하는 요소가 있기는 하지만 실제 공무(公務)는 매우 효율적이고 즉각적으로 이뤄져 관료분위기가 거의 없다고 밝혔다.

근년들어 공무원의 분위기가 가장 많이 좋아진 나라는 필리핀과 말레이시아. 필리핀은 라모스대통령 취임 이후 공무원 부패방지와 경제개방을 위해 적극 노력한 결과 분위기가 확실히 변했다는 것.

말레이시아도 지도자의 의지와 노력으로 공무원들의 관료적 분위기가 현저하게 바뀐 나라로 꼽혔다. 마하티르 총리 취임 이후 개혁을 적극 추진한 결과 공무원들의 부패가 놀랄 정도로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이 조사는 중국의 경우 개혁개방이 이뤄지고 있으나 공무원들은 여전히 기업을 간섭하고 통제하는 것을 자기들의 역할로 착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또 일본과 대만도 정부가 관료분위기를 감소시키고 해외투자를 많이 끌어들이려고 노력은 하고 있으나 공무원들의 자세와 분위기에 여전히 개선의 여지가 많다고 지적했다

이 조사보고서는 그러나 한국에 대해서는 관료작태가 가장 고질적인 나라라는 지적 외에는 아예 구체적인 언급조차 회피했다. 공무원들의 관료적분위기가 심한 국가별 순서는 다음과 같다. ①한국 ②인도네시아 ③중국 ④인도 ⑤베트남 ⑥대만 ⑦일본 ⑧태국 ⑨필리핀 ⑩말레이시아 ⑪홍콩 ⑫싱가포르

<홍콩=정동우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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