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구가 떠오른다/공장 싸게팝니다]사유화의 문제점

  • 입력 1997년 1월 21일 20시 14분


「브라티슬라바〓金昶熙특파원」 『92년이후 이 나라에는 사회주의 시절의 특권층인 노멘클라투라가 완전히 청산되지 않고 반대세력으로 잠복해 있습니다』

91∼92년 분리 이전의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사유화장관을 지낸 이반 미클로스 MESA10 경제연구소장(37·민주당 부총재)은 슬로바키아의 사유화 진척상황에 대해 대단히 비판적이다.

그는 『매각대상 기업중 96.4%가 민간에 팔렸으나 자산으로는 70%정도에 불과하다』며 『덩치 큰 기업은 매각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메치아르 총리의 연정은 사유화 업무를 국유재산기금으로 넘긴뒤 이를 장악해 자기들과 관계된 인사들에게만 헐값에 불하한다고 주장하며 『정부의 대기업에 대한 특혜가 계속되고 대기업은 정치권에 영향을 미치기 위해 수단을 가리지 않는 게 오늘 우리의 상황』이라며 씁쓸해 했다.

미클로스의 지적 외에도 중동구의 사유화를 방해하는 요인들은 여럿이다. 헝가리의 경우 「헝가리 역사상 최대 잔치」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사유화를 둘러싼 부정에 대한 우려가 높았고 실제로 사건이 터져 관련자들이 옷을 벗기도 했다.

루마니아에선 6천4백개 국유기업을 사유화대상으로 선정했으나 작업은 지지부진하다. 그 이유중의 하나는 사유화 이후 해직이나 권한상실을 우려한 국유기업 간부들이 회사를 비싼 값에 팔자고 주장해 아예 흥정을 원천봉쇄한다는 것. 일부 국가에선 기업평가가 정착되지 않아 가격산정에 애를 먹기도 한다.

매각교섭이 깊숙이 진행중인데 기술자들이 대거 회사를 떠나기도 한다.

그러다보니 『헐값에 기업을 사는 것도 좋지만 차라리 그린필드(공장을 짓는 일부터 기업을 시작하는 것)로 하겠다』는 기업인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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