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동 중심 공시지가 m²당 2억… 보유세 50% 뛸듯

  • 동아일보
  • 입력 2019년 12월 25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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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표준지 공시가 예정액 공개… 명동 네이처리퍼블릭 8.7% 올라
m²당 1억9900만원 17년째 최고… 서울 도심 상업-업무용 10% 안팎↑
재산세-종부세 등 늘어날 가능성… 세입자에 떠넘길 땐 임대료 상승

서울 중구 명동(충무로1가)의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이 17년 연속 전국에서 가장 비싼 땅으로 나타났다. m²당 공시가격이 2억 원에 육박하며 조만간 땅값 2억 원 시대가 열릴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토교통부와 한국감정원은 24일 부동산공시가격 알리미 사이트를 통해 2020년도 표준지 공시가격 예정액을 공개했다. 표준지는 정부가 표본으로 선정한 전국의 50만 필지가 대상이다. 지방자치단체가 내년 상반기에 산정하는 3353만 필지 공시가격의 기준이 된다.

알리미 사이트에 따르면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의 2020년도 공시가격 예정액은 m²당 1억9900만 원으로 2억 원에 근접했다. 올해 공시가격인 m²당 1억8300만 원에 비해 8.74% 상승했다. 이곳은 지난해 공시가격 9130만 원에서 올해 100% 이상 상승한 바 있다. 올해 공시가격이 가파르게 오르며 이미 정부가 제시했던 공시가격 현실화율 64.8%에 근접해 내년도 공시가격에는 시세 상승분 정도가 반영된 것으로 추산된다. 연면적이 169.3m²인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의 경우 건물 전체의 공시가격은 334억9170만 원으로 예상된다. 명동 인근 공인중개사 업계에선 이 건물의 시세가 600억 원이 넘을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표준지 공시가격 2위였던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는 m²당 1억9200만 원으로 올해보다 8.17% 올랐다. 이곳 역시 지난해 8860만 원에서 올해 1억7750만 원으로 2배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에 상승률이 상대적으로 낮았다. 또 명동의 주요 상권에 위치한 CGV명동역 부지는 1억8600만 원, 토니모리 명동충무로점은 1억7900만 원으로 나타났다.

강남권에서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위치한 현대차그룹의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부지가 올해 5670만 원에서 내년도 6500만 원으로 14.6% 뛰었다. 현대차그룹이 2014년 10조5500억 원에 사들인 이곳은 2015년 처음으로 표준지에 편입할 당시 2560만 원이었다. 5년 만에 2배 이상으로 공시가격이 상승한 셈이다.

서울 시내 주요 상업·업무용 토지의 공시가격이 10% 안팎으로 상승할 것으로 나타나면서 보유세 부담이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본보가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센터 우병탁 세무사에게 의뢰해 보유세 변화를 분석한 결과 네이처리퍼블릭 명동월드점의 보유세(재산세+종합부동산세 등)는 올해 1억2209만 원에서 내년에는 1억8207만 원으로 상승 제한폭인 50%까지 상승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면적이 392.4m²인 우리은행 명동금융센터는 올해 3억897만 원에서 내년 4억6062만 원으로 1억5165만 원(50%) 증가할 것으로 예측됐다. 우병탁 세무사는 “소유자가 개인인지 법인인지에 따라 예상 보유세가 증가 또는 감소할 수 있지만 올해보다 보유세가 늘어나는 것은 확실하다”고 설명했다.

이로 인해 건물주가 세입자에게 높아진 보유세 증가분을 전가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최근 공시가격 상승률이 급격했던 만큼 일부 인기 상권에선 임대료 상승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국토부 관계자는 “지난해 임대차보호법이 개정되면서 임대료 인상률 상한선이 5%로 제한됐기 때문에 급격한 변동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토부는 내년 1월 13일까지 소유자의 의견을 청취한 뒤 내년 2월 13일 표준지 공시가격을 확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국토부는 현재 64.8% 수준인 표준지 공시가격 현실화율을 7년 안에 70% 수준까지 끌어올리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원모 기자 onemore@donga.com
#명동#공시지가#네이처리퍼블릭#보유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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