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ull&Bear]SK텔레콤…경쟁-규제 뚫고 해외로 通하라

  • 입력 2005년 12월 2일 0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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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이 수익을 내면 그 과실은 직원과 주주에게 돌아가는 게 일반적이다. 이런 일반론이 국내 최대 이동통신사업자인 SK텔레콤에는 잘 적용되지 않는다. 정부가 통신요금을 일일이 인가하기 때문. SK텔레콤이 많은 수익을 내면 시민단체나 정부는 요금을 내리라고 압박한다. 원가를 낮추면 ‘비대칭 규제’ 때문에 경쟁사가 득을 보게 된다. 누구나 수익성과 미래 성장성, 재무 구조 등이 좋다고 인정하는 SK텔레콤이 최근 증권가에서 논란에 휩싸인 이유다. 우리투자증권 정승교 연구위원은 “SK텔레콤이 정말 좋은 기업이라는 데는 이론의 여지가 없지만 통신회사 간 경쟁 격화로 내년 전망이 밝지만은 않다”며 목표 주가를 낮췄다. 반면 동양종합금융증권 최남곤 선임연구원은 “내년은 해외 투자의 과실을 따는 첫해가 될 것”이라며 ‘매수’ 의견을 유지했다.》

○단말기 보조금 및 요금 인하 압박

내년 1월부터 발신자번호표시(CID) 서비스가 무료로 바뀐다. 또 내년 3월 말부터는 휴대전화 단말기에 대한 보조금이 허용된다.

이 사안에 대한 두 애널리스트의 분석은 다르다.

정 연구위원은 2004년과 같은 상황이 또다시 초래되지 않을까 걱정한다. 2004년은 번호이동성제도가 도입됐던 해. ‘011=SK텔레콤’ 또는 ‘016=KTF’라는 등식이 깨지면서 가입자 유치 경쟁이 치열했다. 이 여파로 매출액에서 마케팅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2003년 16.6%에서 2004년 19.2%로 높아졌다.

정 연구위원은 “내년에는 마케팅비용 비중이 20%가량 될 것”이라며 “경쟁이 격화되면 더 높아질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CID 서비스 무료화에 대해서도 부정적인 시각이다.

그동안 완화되는 쪽으로 움직이던 규제가 다시 강화되는 추세여서 이번 한 번으로 요금 인하가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예상이다.

이에 대해 최 선임연구원은 “규제는 한두 해의 일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2000년 들어 해마다 반복되는 문제라는 것. 그는 “비대칭 규제를 통해 SK텔레콤이 다른 경쟁사에 비해 심한 규제를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해외 진출 등 다양한 사업모델을 찾고 있다”고 말했다.

단말기 보조금 허용에 대해서도 “마케팅비용 증가 예상치를 반영해도 여전히 주가는 저평가돼 있다”고 덧붙였다.


○내수기업에서 수출기업으로 변신?

베트남과 미국 진출에 대해 두 애널리스트는 모두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전망은 엇갈렸다.

최 선임연구원은 “SK텔레콤이 최대주주인 베트남 S폰은 올해 전국망 서비스를 시작했다”며 “내년부터 열매를 거둬들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미국 대형 초고속인터넷 사업자의 망을 빌려 게임과 컬러링 등 무선인터넷 서비스를 시작한다는 계획도 내년이면 어느 정도 구체화될 것으로 기대했다.

이에 대해 정 연구위원은 “해외 진출의 성과는 단기간에 드러나지 않는다”며 “통신서비스 사업은 휴대전화를 만들어 파는 사업과 다르다”고 말했다.

하지만 콘텐츠 사업이나 3세대 통신서비스 사업에 대한 장밋빛 전망은 일치했다.

콘텐츠 제공업체의 몸값이 높아지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자 SK텔레콤은 콘텐츠 생산에 나섰다. 투자도 많았지만 이 부문에서 많은 수익을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다.

또한 화상전화 등 3세대 통신서비스 사업에서도 가장 앞선 통신회사라고 평가했다.

하임숙 기자 artem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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