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예퇴직자가 부럽다』 금융기관의 폐쇄를 포함한 대대적인 구조조정이 예고되면서 금융가에서 널리 퍼지는 얘기다.
H은행 Y차장은 『올해초 명퇴 신청 대상이었으나 더 일할 수 있다는 생각에 신청하지 않았는데 후회스럽다』고 말했다.
또 증권관련 기관의 P부장은 『명퇴를 당해 울면서 엘리베이터를 타던 동료 부장이 너무나 측은했으나 지금은 오히려 부럽다』고 털어놨다.
명퇴자들은 한창 일할 나이에 직장에서 버림받은 비운에도 불구하고 「정규퇴직금+α」의 금전적 보상이라도 받았지만 앞으로는 이를 기대할 수 없게 됐다는 것.
은행들은 10월 이전에 대대적으로 명퇴를 실시하면서 「앞으로는 정규퇴직금 이외에 플러스 알파는 없다」고 선언해놓은 상태. 더구나 정규퇴직금도 100%를 다 받을 수 있다는 보장이 없다. 헌법재판소가 지난 8월 「기업이 망했을 때 퇴직금 전액을 우선 변제하는 것은 헌법에 불합치한다」고 결정했기 때문에 3년치 퇴직금만 받는 최악의 상황도 배제할 수 없다. 이같은 불안감 때문에 퇴직금을 중간 정산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