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음부도율 서울지역 3개월째 0.2% 넘어

  • 입력 1997년 5월 12일 11시 45분


한보 삼미 등 재벌그룹들의 잇단 부도와 경기침체에 따른 대기업들의 자금난 심화 등으로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이 연속 3개월째 0.2%를 상회하는 등 사상 최대규모의 부도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12일 재정경제원에 따르면 지난 1월중 한보그룹의 부도로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전자결제 조정전 기준)이 지난 82년 5월의 張玲子 어음사기 사건 이후 15년만에 최고치인 0.19%를 기록하고 2월과 3월에도 각각 0.23%와 0.22%로 상승한데 이어 지난4월에도 0.23%에 달했다. 특히 4월중에는 진로그룹 등 대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하청업체 등 중소기업들의 부도가 늘어나 월말에 접어들면서 서울지역 어음부도율이 28일에는 0.57%,30일에는 0.68%에 달하는 등 높은 수준에 이르기도 했다. 이에 따라 지난 1.4분기중 4조9천2백7억원에 달한 것으로 집계됐던 전국의 어음부도 규모는 이미 5조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규모를 기록하고 있는 것으로 추산됐다. 재경원 관계자는 이같이 어음부도율이 높은 수준을 연속 4개월째 지속하고 있는 것은 한보부도의 사후처리가 다른 기업들과는 달리 원활하게 이뤄지지 못하고 있는데다 경기침체의 장기화로 진로를 비롯한 재벌그룹들의 자금난이 심화되면서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의 부도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재벌그룹들의 부도사태로 은행 등 금융기관들이 대출에 보수적인 입장을 취하면서 자금난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82년의 張여인 사건 때도 발생당월인 5월에만 0.29%의 높은 부도율을 기록한 뒤 다음달부터는 정상수준으로 돌아왔고 지난해 1월의 우성건설 부도 때도 당월에 0.15%의 부도율을 기록한 뒤 2월부터는 0.1%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지적하면서 이번처럼 3개월 연속 0.2%를 상회하는 높은 부도율을 기록한 것은 처음이라고 말했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