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 책]인간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 동아일보
  • 입력 2013년 11월 23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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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루두루 창조 이야기/김경연 엮음·최용호 그림/140쪽·1만 원·한겨레아이들

한겨레아이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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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와 달은 어떻게 생겨났을까? 인간은 어떻게 만들어졌을까? 땅과 물은 어떻게 나뉘게 되었을까?

이런 의문은 인간이 존재한 이후 가진 가장 오래된 궁금증일 것입니다. 그런 궁금증에 대한 답으로 종교를 믿게 되고, 철학이 생겨나고, 과학이 발전하게 됐습니다. 현재 우리는 원소나 세포 혹은 빅뱅처럼 무엇의 시작이 되는 여러 가지에 대한 과학적인 견해를 아주 자연스레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인류의 조상들은 이런 궁금증을 어떻게 생각했을까요? 그 해답은 옛이야기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옛이야기는 종교와 철학과 과학에 대한 원형을 간직하고 있는 귀중한 자료입니다.

이런 의미에서 이 책은 세계 여러 나라 옛이야기를 주제별로 함께 살펴볼 수 있게 기획한 것이 눈길을 끕니다. 이미 마음 이야기, 자연 이야기 등 네 권이 나왔는데, 그중 창조이야기에서는 인간과 자연이 생겨난 시간에 대해 여러 나라 이야기를 비교해 읽을 수 있습니다.

인간이 생겨난 것에 대해 중국 이야기는 신의 몸이 썩으면서 생겨났다고 하고, 필리핀 이야기는 대나무 속에서 생겨났다고 합니다. 노아의 방주와 같은 홍수 설화가 인도에도, 스칸디나비아에도 있는 것이 흥미롭습니다.

그렇다면 어느 시기에 인류 대부분이 겪은 커다란 홍수를 생각해 볼 수 있겠지요. 오래 전 인류를 상상하는데, 최용호의 삽화가 도움을 줍니다. 색과 형태를 단순하게 사용한 판화 형식이 이야기의 신비로운 분위기와 무게감을 잘 전달합니다.

문장이 무뚝뚝한 것이 살짝 불편한데, 이야기의 원형을 전달하는 방법으로 생각하면 호불호가 나뉘는 정도입니다. 세계 여러 나라 이야기를 주제별로 모으면서 우리나라 이야기가 없는 것은 의문입니다. 어떤 주제 안에 여러 나라 이야기와 우리 이야기를 같이 읽을 수 있도록 했다면 좀 더 새로운 시각으로 받아들일 수 있지 않았을까 싶어 아쉽습니다.

김혜원 어린이도서평론가
#두루두루 창조 이야기#옛이야기#종교#철학#과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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