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무대 촬영 日영화 ‘촉루성의 7인’

  • 입력 2008년 10월 28일 02시 59분


‘촉루성의 7인-레드버전’ 사진 제공 타노 인터내셔날
‘촉루성의 7인-레드버전’ 사진 제공 타노 인터내셔날
영화 ‘촉루성의 7인-레드버전’은 영화뿐 아니라 공연계에서도 새로운 가능성을 엿보게 한다.

이 작품은 일본 극단 ‘신칸센’의 연극 ‘촉루성의 7인’을 디지털 카메라 13대로 촬영해 편집했다. 일본에서는 공연 실황을 촬영해 영화화한 작품들을, 연극을 뜻하는 ‘엔게키’와 영화를 의미하는 ‘시네’를 합쳐 ‘게키-시네’로 부른다.

영화는 일본 전국시대를 배경으로 오다 노부나가가 죽고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패권을 장악하기 직전 도쿄 근교에서 세력을 떨치던 ‘천마왕’의 악행에 맞서는 7명의 무사를 다뤘다. 사극이지만 기관총과 유럽식 갑옷이 등장하는 등 만화적인 상상력이 가미된 퓨전 사극이다. 도쿠가와 이에야스가 농부로 위장해 7인의 무사 일행에 가담하고 아군과 적군을 끊임없이 배신하는 무사 등 극적인 구성도 흥미롭다.

이 작품의 장점은 공연의 현장감과 영화의 디테일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았다는 것이다. 13대의 디지털 카메라가 다양한 각도에서 공연을 촬영한 덕분에 쉽게 파악하기 힘든 배우들의 표정까지 생생하게 포착한다. 정면에서 바라보게 되는 공연과 달리 다양한 각도에서 작품을 볼 수 있고 객석의 반응도 생동감 있게 전해진다.

천마왕의 성과 무카이 마을 등 대형 무대 세트 아래서 펼쳐지는 배우들의 연기도 수준급이다. 무사들의 결투 장면도 다양하고 빠른 카메라 움직임이 뒷받침돼 박진감 있는 액션영화를 보는 듯한 즐거움을 준다. 11월 6일 개봉. 전체 관람 가.

▽강력 추천 대상 △야마오카 소하치의 대하소설 ‘도쿠가와 이에야스’(대망)에 빠져본 적이 있다면 △요즘 유행하는 퓨전 사극에 관심이 있다면 △말만 하면 대사가 된다고 착각하는 배우들에게 식상함을 느낀다면.

유성운 기자 polari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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