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그가 군기반장에서 전역한 지 오래다. 지옥 같은 입단 관문을 거친 요즘 신예들은 그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조 9단이 공격을 퍼부어도 외려 맞받아친다. 한바탕 겨룬 뒤 링 안에 길게 드러누운 기사가 조 9단인 경우가 한두 번이 아니다.
최기훈 초단도 겁 없는 신예. 지난해 입단한 그는 최근 초단 돌풍을 일으키는 주역 중 한 명이다. 과거의 군기반장도 초단들을 만나면 혼내줘야겠다는 생각은커녕 갑갑한 심정으로 자리에 앉는다. 세월의 흐름은 무섭다.
흑 25까진 한동안 유행한 정석. 백 30이 조 9단의 변화구. 참고도 백 1로 막는 것이 흔히 쓰는 수. 참고도 흑 16은 조 9단이 처음으로 쓴 맥이다. 백에겐 실전이 참고도보다 실리에선 손해지만 상변 두터움을 흑에게 허용하지 않는 장점이 있다. 조 9단이 판을 멀리 내다보고 있다.
해설=김승준 9단·글=서정보 기자 suhcho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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