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도 없이 치솟는 달러 폭등이 김포공항의 모습을 뒤바꿔놓고 있다.
1일부터 11일까지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한 내국인 수는 하루 평균 7만9천여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37%가량 감소했다. 반면 달러화의 초강세 바람을 타고 입국하는 외국인은 지난해보다 1.2% 정도 늘어났다.
12일 김포공항에는 공부를 포기하고 돌아오는 유학생이 심심찮게 눈에 띄었다. 미국 뉴욕에서 유학하다 이날 귀국한 김모씨(20·서울 서초구 서초동)는 『학비 부담이 두배로 늘어났다는 부모님의 말씀을 듣고 아르바이트 자리를 구하려 했으나 여의치 않아 귀국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포공항측은 김씨와 같이 유학을 포기하고 입국하는 내국인이 하루 10명이 넘고 있으며 앞으로 「유학생 U턴」이 러시를 이룰 것으로 내다봤다.
외국인의 입국이 늘어나는 가운데 김포공항 출국대합실은 남대문 등 국내시장에서 평소의 절반 값에 물건을 구입해 가는 러시아 일본 등 외국인 「보따리장수」들로 북적거리고 있다.
국내 취업 중 원화로 월급을 받는 외국인 근로자들은 원화폭락 때문에 자국으로 송금할 돈이 절반 이상 줄자 아예 달러화로 환전하지 않고 원화를 그대로 가져가 환율이 빨리 안정되기만을 기다리고 있다.
해외교포들은 달러를 국내로 유치한 뒤 재산을 불릴 수 있는 기회를 찾고 있다. 10만달러를 유치할 능력이 있다고 밝힌 한 교포는 『몇 달 전만 해도 9천만원 정도이던 이 돈이 이제는 2억원도 될 수 있어 달러가 부족한 고국에 보탬을 주고 재산도 늘리는 방안을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위용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