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 나라 등 5개 대형 종합금융사의 업무정지조치가 기업과 금융시장에 미치는 파장은 매우 크다. 아무런 대비책이 없는 가운데 무더기 부도사태가 예고되고 있는 것이다.
우선 5개 종금사는 지난 2일의 업무중단 조치로 인한 충격으로 사실상 문을 닫은 것으로 볼 수 있다. 이는 종금사를 불신하게된 고객들의 무더기 예금인출사태를 촉발하는 계기가 됐으며 5개 종금사는 최근까지 평균 1조원이 넘는 예금이 인출되면서 심각한 자금난에 빠졌다.
여기에다 9개 종금에 빌려준 1조4천억원의 콜자금이 묶이자 시중은행들도 종금사에는 콜자금 공여를 거부했다.
금융기관간 자금거래가 완전히 끊기면서 종금사는 사면초가에 몰렸고 결국 자금압박이 가장 심한 5개 종금사가 문을 닫게 된 것. 문제는 이들 5개 종금사의 평균 대출규모가 8조원 이상으로 지방은행 규모와 맞먹을 만큼 크다는 점. 즉 여신회수에 따른 기업 연쇄부도가 예상외로 폭넓게 확산될 가능성이 높다.
업무정지를 당한 종금사 관계자는 『일단 만기가 돌아오는대로 여신을 회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당장 직원들 봉급을 주기위해서라도 여신을 회수할 수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정부는 기업부도 사태를 막기 위해 기업어음(CP)할인 업무를 은행에도 허용해 줬지만 「아무도 믿지 못하는」 신용공황 상태에서 어느 은행이 무보증 CP를 매입할지 불투명하다. 삼성 현대 LG 등 일부 초우량기업이나 단기자금 조달이 가능할 것으로 금융계는 보고 있다.
기업대출은 통상 금융기관과 기업간 돈독한 믿음을 전제로 집행되는데 신뢰도가 떨어지는 중소기업에,그것도 처음 거래를 트는 기업에 선뜻 대출을 해줄 금융기관은 별로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나라종금의 한 관계자는 『자본금이 수억∼수십억원에 불과한 소규모 회사는 당장 연쇄부도가 불가피하다』고 우려했다.
고객들의 예금인출사태가 14개 종금사의 업무정지 조치로 진화될지도 불투명하다. 최근에는 일부 우량 종금사도 인출사태로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남아있는 종금사들도 마냥 안심할 수 만은 없는 처지다.
〈이강운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