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흑정국」 국민불안 가중…넉달째 國政 부재상태

  • 입력 1997년 5월 10일 20시 17분


金泳三(김영삼)대통령의 차남 賢哲(현철)씨의 비리의혹과 지난 92년 대선자금 파문이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면서 한 치 앞도 내다보기 어려울 정도로 정국혼란이 심화하고 있으나 여야 정치권의 무기력하고 무책임한 대응으로 국정위기가 한층 고조되고 있다. 특히 여권은 김대통령이 직접 의혹과 파문의 당사자가 됨에 따라 국정운영에 심한 난맥상을 드러내고 있고 야당은 대선정국을 겨냥한 대여공세에만 치중, 한보부도사건 이후 4개월 가까이 민생은 뒷전에 밀려나 있는 상태다. 정국해법으로 여권에서는 대선후보 조기가시화 주장에서부터 김대통령의 총재직사퇴 및 중립내각구성론 등 다양한 의견이 나오고 있고 야권에서도 거국내각구성 주장과 단계별 여야영수회담 제의 등이 나오고 있으나 여야는 서로 머리를 맞대지 않은 채 소모적인 정쟁만 계속하고 있다. 신한국당 李允盛(이윤성)대변인은 10일 성명을 통해 한보의 92년 대선자금제공설과 관련, 『한보사태 이후 야당의 음해공작으로 각종 의혹과 유언비어가 유포되고 있다』며 국민회의측을 비난했다. 반면 야권은 이날 김대통령이 대선자금전모를 공개할 것을 요구하는 강력한 대여(對與)공세를 계속했다. 국민회의 鄭東泳(정동영)대변인은 이날 『김대통령과 신한국당은 호미로 막을 일을 가래로도 막지 못할 지경에 이르게 만들고 있고 대선자금문제도 이미 시기를 놓치고 있다』면서 『가장 바람직한 것은 김대통령이 대선자금의 전모를 솔직히 밝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회의는 또 92년 대선당시 확보해 놓은 김영삼후보사조직 「나라사랑실천운동본부」의 자금살포자료 등을 12일 공개할 계획이다. 자민련의 金昌榮(김창영)부대변인도 논평을 통해 『여권의 대선자금공개는 이제 미룰수록 폭발력이 커지는 정계빅뱅의 뇌관으로 등장했고 국민들은 이미 카운트 다운을 시작했다』며 『청와대와 신한국당은 즉각 대선자금의 출처와 총액 사용명세를 소상히 밝히고 국민 앞에 엎드려 용서를 빌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임채청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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