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학교 어때요]평촌 민백초등학교

  • 입력 1997년 5월 9일 08시 04분


4권의 시집을 낸 중견시인 金潤培(김윤배·53)씨는 지난 93년 9월 아직 개교 전이던 경기 안양시 평촌신도시내 민백초등학교 교장에 취임했다. 93년 10월 학교 개교와 함께 그는 △촌지가 없고 △교사는 학생을 편애하지 않으며 △학부형들은 책을 기증하고 △학교는 쓸 만한 도서관을 만드는 학교를 만들기로 결심했다. 「행복한 유년의 기억을 주는 학교」는 그가 어린 시절부터 키워온 꿈이었다. 그는 전입학해온 아이들의 학부형을 교장실로 모셔 『무조건 촌지를 없애자』고 당부했다. 「우리가 학교를 위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인가」라는 학부형들에 대한 김교장의 대답은 『책을 사달라』는 한가지였다. 그로부터 3년. 지금 이 학교 도서실에는 1천여종 2만여권의 책이 있어 책읽는 소리가 학교에 가득하다. 이 학교는 책을 읽고 만든 독서록에 따라 학생들에게 금장 은장 동장을 주는 「독서장(章)제도」를 활용한다. 놀랍게도 전교생의 과반수가 매년 90권 이상의 책을 읽어 금장을 받는다. 94년 한해에 2백73권을 읽은 학생도 나왔다. 아이들은 독서를 바탕으로 시와 대본을 써 봄가을 창작동요제와 동극제, 학예발표회를 연다. 올해 동극제에는 「신데렐라」 「심청전」과 함께 「부정선거 청문회」도 열 계획이다. 어머니 교양교사들은 방과후 특활시간에 원하는 아이들에게 서예 국악 외국어 등을 가르친다. 김교장은 『탄피와 꽃뱀을 갖고 놀며 선생님으로부터 「안데르센 이야기」를 듣던 어린 시절의 꿈을 학생들에게 돌려주고 싶다』며 『촌지 과외 치맛바람이 없는 참교육의 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0343―23―6105 〈권기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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