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토부, 태릉골프장 택지개발 협의 착수… 육사 포함여부 촉각

  • 동아일보
  • 입력 2020년 7월 2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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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르면 내주 공급 확대 대책 발표

“매물을 내놓았던 몇몇 집주인이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묻는 전화가 옵니다. 그래도 아직은 매물을 거둬들이거나 호가를 올리진 않고 있습니다.”

21일 경기 구리시 갈매지구. 문재인 대통령이 전날 주택공급 확대를 위해 서울 노원구 태릉골프장 부지를 택지로 개발하는 방안을 언급하면서 태릉골프장 일대로 관심이 쏠리고 있지만 이 일대는 예상외로 차분했다. 인근 공인중개업소 사장은 “개발을 논의해보자는 차원이라 관망세”라며 “육군사관학교 등도 개발 대상에 포함될지에 관심이 크다”고 말했다.

이날 태릉골프장과 인접한 노원구 공릉동, 중랑구 신내동 일대도 ‘일단은 지켜보자’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논란으로 일대가 들썩였던 강남권과 대조적이었다. 여기엔 정부 규제로 집 사기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서울 외곽이라는 입지 등을 고려할 때 시세 차익이 크지 않을 것이란 계산이 깔려 있다.

또 서울 노원구와 중랑구 모두 기업이 거의 없어 신규 수요 유입에 한계가 있고 갈매지구는 지하철 8호선 개통 등 교통 호재로 집값이 이미 많이 오른 상태다.

서울시는 그린벨트 해제를 이번에 막은 만큼 노후 임대아파트 재건축을 추진하면서 용적률을 높여 주택 공급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평균 140% 수준인 임대아파트 용적률을 끌어올려 고층 아파트로 재건축하는 방안이다. 향후 5년 이내 재건축 연한이 도래하는 임대아파트가 3만5000채로 서울 강남권에는 개포동 SH대치1단지, 수서동 SH수서1·6단지가 있다. 하지만 입주민 이주나 철거 등에 시일이 꽤 걸려 당장 주택 공급을 늘릴 수 있는 방안으로 보기 힘들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교통부도 다음 주중 공급대책 발표를 목표로 태릉골프장 개발을 놓고 관계 기관과의 본격적인 협의에 착수하는 등 박차를 가하고 있다. 당장 태릉골프장이 그린벨트로 묶여 있어 그린벨트 해제를 위해 서울시와 실무 협의를 해야 한다.

태릉골프장과 담장 하나만 사이에 두고 있는 육사 부지를 포함시켜 택지 규모를 골프장 약 85만 m² 1만 채 규모에서 150만 m² 2만 채 수준으로 확대시킬지 여부도 관건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육사는 군(軍)에서 상징성이 큰 데다 이전 부지를 찾아야 해 당장 결정하기는 어렵다”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그간 관계부처나 공공기관 간 이견으로 벽에 부딪혔던 공급대책을 본격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민주당 김진표 의원은 27일 ‘정부소유 수도권 골프장에 공공임대주택을 짓자’라는 주택공급 토론회를 개최한다. 여권 관계자는 “다른 부처들이 소유한 수도권 골프장까지 활용하자는 취지”라고 했다.

정부는 서울 내 다른 택지를 찾는 데도 속도를 내고 있지만 태릉골프장 규모에 버금가는 또 다른 택지가 포함될 가능성은 높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권대중 명지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정부가 서울 도심 재개발, 재건축 활성화, 도심 고밀 개발을 위한 규제 완화를 주요 대책으로 포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순구 soon9@donga.com·강성휘·김하경 기자
#국토교통부#태릉골프장#택지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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