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여정 “다행” 언급하자 정부 “소통 기대”…국힘 “자존심 지켜라”

  • 동아일보
  • 입력 2026년 2월 13일 13시 45분


정동영 ‘무인기 유감표명’ 3일뒤 北 담화
“비교적 상식적…재발땐 혹독한 대응”
통일부 “긴장완화 공동노력 시사한 것”
국힘 “北 도발엔 사과 받아낸 적 있나”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2018년 2월 강원도 평창 진부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2018년 2월 강원도 평창 진부역에 도착해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반공화국(북한) 무인기 침입사건에 대해 한국 통일부 장관 정동영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

“신뢰와 관계를 회복하기를 기대합니다.”(청와대)

“도발에는 침묵에 가까운 대응을 하면서, 의혹 제기에는 먼저 반성문부터 내미는 모습.”(국민의힘)


국민의힘이 13일 “남북 관계는 일방의 저자세로 유지되지 않는다. 국민의 자존심을 지키는 정부, 그것이 진정한 평화의 출발점”이라며 정부를 비판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부장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무인기 유감’ 표명에 대해 “상식적”이라고 평가한 뒤, 청와대가 “신뢰와 관계를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화답한 것을 꼬집은 것이다.

13일 조선중앙통신에 따르면 김 부부장은 12일 담화에서 “나는 새해 벽두에 발생한 무인기 침입 사건에 대해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10일 공식적으로 유감을 표시한 것을 다행으로 생각한다”며 “재발을 확실히 방지할 수 있는 담보 조치를 강구해야 한다”이라고 했다.

김 부부장은 “우리는 반공화국 무인기 침입 행위를 감행한 주범의 실체가 누구이든, 그것이 개인이든 민간 단체이든 아무런 관심도 없다”며 “우리가 문제시하는 것은 우리 국가의 영공을 무단 침범하는 중대 주권 침해 행위가 한국발로 감행됐다는 그 자체”라고 주장했다.

김 부부장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북한)의 신성불가침의 주권을 침해하는 도발 사건이 재발하는 경우 반드시 혹독한 대응이 취해질 것”이라며 “여러 가지 대응 공격안 중 어느 한 안이 분명히 선택될 것이며 비례성을 초월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 당국이 내부에서 어리석은 짓을 행하지 못하도록 재발 방지에 주의를 돌려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25년 10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중앙데일리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2025년 10월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코리아중앙데일리 창립 25주년 기념식에서 기조강연을 하고 있다. 뉴스1
김 부부장의 담화는 정 장관이 10일 유감을 표명한 지 3일 만에 공개됐다. 북한은 지난해 9월과 지난달 4일 한국발 무인기가 북한 영공을 침범했다고 주장해 왔다. 김 부부장은 지난달 13일 담화에서 사과를 요구했다.

정 장관은 10일 서울 중구 명동성당에서 열린 ‘민족의 화해와 일치를 위한 미사’ 축사에서 “무모한 무인기 침투와 관련해 북측에 대해 깊은 유감을 표하는 바”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러한 불행한 사태를 방지하기 위해서라도 서로 지상·해상·공중에서의 적대 행위를 전면 중지하기로 약속했던 9·19 군사합의가 하루빨리 복원돼야 한다”며 “공중에서의 적대 행위는 지금이라도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정 장관은 윤석열 정부 당시 발생한 평양 무인기 사건을 두고 “지난 정권은 2024년 10월 군대를 동원해서 무려 11차례에 걸쳐 18대의 무인기를 북한에 보내 대남공격을 유도했다”며 “자칫 전쟁이 날 뻔했던 무모하고 위험천만한 행위였으며 두 번 다시 있어서는 안 될 대단히 불행한 사건”이라고 했다.

지난해 10월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의 모습. 뉴시스
지난해 10월 경기 파주시 접경지역에서 바라본 개성공단의 모습. 뉴시스
통일부는 김 부부장이 정 장관의 사과에 대한 담화를 낸 데 대해 “정부는 북한의 입장 표명에 유의하고 있다”며 “북한이 한반도 긴장 완화와 우발 사태 방지를 위한 남북 공동의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고 있는 것으로 이해한다”고 했다.

윤민호 통일부 대변인은 13일 정부서울청사 정례브리핑에서 “정부는 한반도 긴장 완화와 평화 공존을 위해 일관되게 노력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기회가 있을 때마다 상대방 체제를 인정하고 존중하며 일체의 적대 행위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윤 대변인은 “한반도 긴장을 바라지 않는 마음은 남과 북이 다르지 않을 것”이라며 “서로 진정성을 갖고 허심탄회하게 소통해 나간다면 지난 정권에서 파괴된 남북 간 신뢰도 회복될 것”고 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는 남북 간 신뢰의 국면을 만들고 평화 공존으로 나아가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관계자도 13일 “남북 간 소중한 평화를 해치는 행동은 삼가야 할 것”이라며 “남북이 상호 소통을 통해 긴장을 완화함으로써 신뢰와 관계를 회복하길 기대한다”고 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청와대 오찬 불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1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청와대 오찬 불참 기자회견을 하기 위해 원내대표실로 향하고 있다. 뉴시스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반성문과 김여정의 훈시”라며 “상대가 변할 의지도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 무엇이든 먼저 내어주는 태도는 절대 당당한 외교가 아니다”라고 했다.

국민의힘 조용술 대변인은 13일 논평에서 “정부는 우리 군이 보낸 사실이 확인되지 않은 무인기 문제에 대해 북한의 문제 제기 직후 즉시 저자세로 고개를 숙였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 군이 하지 않은 일이라면 당당히 설명하고, 사실관계를 명확히 밝히는 것이 우선이었어야 한다”며 “불법 행위가 있다면 철저히 수사하고 그 결과로 책임을 묻는 것이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그것이 주권국가의 기본 태도”라고 덧붙였다.

조 대변인은 “북한의 잇따른 미사일 도발과 국제 규범 위반에 대해 우리는 단 한 번이라도 진정성 있는 사과를 받아낸 적이 있느냐”며 “도발에는 침묵에 가까운 대응을 하면서 의혹 제기에는 먼저 반성문부터 내미는 모습은 부끄러운 ‘균형 외교’의 민낯”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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