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즐거운 귀성길, 한복에 갓까지…“고향의 정 그리워요”
뉴시스(신문)
입력
2026-02-13 11:22
2026년 2월 13일 11시 2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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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광주 서구 유·스퀘어종합버스터미널에서 한복을 차려입은 한 시민이 귀성길 버스를 기다리고 있다. 2026.02.13 뉴시스
“엄마 아빠, 조금만 기다리세요.”
민족의 대명절 설 연휴를 하루 앞둔 13일 오전, 광주 서구 유·스퀘어 종합버스터미널.
고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과 이른 여행길에 오른 시민들이 몰리면서 대합실이 북적이기 시작했다.
최장 5일간의 연휴를 맞아 행선지는 저마다 달랐지만, 오랜만에 찾아온 넉넉한 ‘빨간 날’에 모두 푸근한 미소를 띠었다.
청주에서 출발해 광주를 거쳐 고향 완도로 향하는 김상화(23)씨는 갓을 쓰고 청록색 두루마기를 입은 채 봇짐까지 메고 귀성길에 올랐다.
한복을 차려입고 캐리어를 끄는 김씨가 두루마기 자락을 휘날리며 대합실을 거닐자 주변 귀성객들의 시선이 그에게 쏠렸다.
취미로 코스프레를 즐긴다는 김씨는 어릴 적 문화원에서 배운 한복 착장법을 떠올리며 3년째 매년 한복을 입고 고향을 찾고 있다.
김씨는 “한복을 입고 고향을 찾으면 부모님과 조부모님께서 유난히 반가워하신다”며 “매년 격식을 차려 내려오는 게 일상이 됐다”고 말했다.
이어 “할아버지께서 췌장암과 간암으로 오래 투병 중이시다”며 “한복 차림의 손자를 보시고 기뻐하실 모습을 떠올리면 마음이 뭉클하다. 부디 완쾌하셔서 오래 건강하셨으면 좋겠다”고 명절 소망을 전했다.
광주 광산구 송정역에도 귀성객들의 설렘이 가득했다. 이른 아침 열차에서 내린 이들의 얼굴에는 피곤한 기색 대신 고향행에 대한 기대가 묻어났다.
두 손에는 알록달록한 보자기와 과일상자, 생선 상자를 들고 버스·택시 승강장으로 향하는 귀성객들은 “설에 뭐 할까?”, “광주는 덜 추워서 다행이다”라며 들뜬 마음을 감추지 못했다.
캐리어 바퀴 소리가 역사와 대합실에 울려 퍼지고, 스피커에서는 열차 출발 안내 방송이 잇따랐다. 기다림과 반가움이 교차하는 승강장에서는 “어서 와”, “고생했네”라는 인사가 웃음소리와 함께 오가며 연휴의 시작을 알렸다.
서울에서 내려온 박석주(62)·김주애(60) 씨 부부는 “딸이 지난해부터 광주에서 근무하고 있다. 올해는 처음으로 딸이 있는 광주에서 설을 보내기로 했다”며 “딸이 전남 지역 여행 일정을 짜놔 먹고 놀며 편하게 연휴를 보낼 생각”이라고 웃었다.
3년 만에 고향을 찾은 김주민(31)씨는 “일이 너무 바빠 한동안 고향인 광주에 내려오지 못했다. 부모님께도 말씀드리지 않고 왔다”며 “두 분을 깜짝 놀라게 해드릴 생각에 벌써부터 웃음이 난다. 가족과 함께 푹 쉬다 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모를 따라 수서행 열차를 기다리던 김시온(12)군은 “오랜만에 할아버지, 할머니를 뵈러 간다. 저와 함께 롯데월드에 가기로 약속하셨다”며 수줍게 미소 지었다.
긴 연휴를 맞아 친구들과 여행을 떠나는 이들도 있었다.
김성수(27)씨는 “깨복쟁이 초등학교 친구들과 전국 맛집 투어를 할 예정”이라며 “서울을 먼저 들른 뒤 수원 등 경기도 일대 맛집을 둘러볼 계획이다. 설 당일에는 각자 집에 가야 해서 서둘러야 한다”고 웃으며 말했다.
[광주=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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