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어떤 수단을 써서라도…”라는 데 대해서는 걱정되는 점이 적지 않다. 경제정책에는 효과와 비용이 공존할 수밖에 없는데, 경험에 비추어 정책 실무자들이 또다시 단기 대증요법으로 대통령의 말을 뒷받침하려 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정부의 부동산대책은 올해에만 20여건에 이른다. 특히 지난달 5일에는 재산권 침해 논란까지 빚을 만큼 강도 높은 대책을 내놓았다. 당시 본란은 이 대책의 중장기적인 효과가 의문시된다는 견해를 밝혔다. 예상은 사실로 나타나고 있다. 9·5대책뿐 아니라 2001년 이후 정부가 내놓은 대부분의 부동산대책이 이런 식이었다.
부동산시장의 이상 과열 현상을 잡기 위해 때로는 단기 대증요법을 쓸 수도 있다. 그러나 남용되면 부작용이 더 클 수 있다. 9·5대책의 결과로 서울 강남 일부지역의 중대형 아파트 값이 더 들먹거리고 있는 것도 한 사례다. 또 재산권 침해 논란 등 경제원칙을 둘러싼 혼란을 낳거나 조세저항을 부를 소지가 생긴다. ‘어떤 수단’도 마다하지 않을 때는 더 큰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예컨대 일부의 주장대로 금리를 올리면 가계부실이 심화되고 투자가 더 위축될 수밖에 없다. ‘부동산 거품’의 붕괴 가능성과 이에 따른 경제대란의 우려까지 있다.
부동산대책이 이처럼 진퇴양난에 빠진 것은 경기부양책과 부동산대책이 조화를 이루지 못한 데 크게 기인한다. 정부는 이에 대한 냉철한 반성 위에서 지금부터라도 투자활성화를 통해 부동산자금을 생산적 영역으로 유도하고 주택수급 균형을 맞추는 등 원론적이고 근본적인 대책을 일관성 있게 펴나가지 않으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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