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평창유치 방해설’ 진상 알고 싶다

  • 입력 2003년 7월 6일 18시 2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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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평창이 2010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실패한 마당에 유치단 내부에서 불미스러운 뒷얘기가 불거져 나오는 것은 유감스러운 일이다. 이번 실패가 김운용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의 반대운동 때문이라는 한나라당 김용학 의원의 주장은 우리를 당혹스럽게 한다. 현지에 유치단으로 참여했던 정부 관계자로부터도 이를 뒷받침하는 증언이 나왔다. 아직도 유치 실패에 아쉬움이 남아 있는 국민은 이번 파문으로 더욱 허탈해졌다.

파문의 당사자인 김 위원은 체육계를 대표하는 공인으로서 이런 주장이 제기되는 것 자체에 깊은 자책감을 느껴야 한다. 동계올림픽 개최지 선정과 부위원장 선거를 동시에 치른 이번 IOC총회에서 그는 약속을 어겼다. 당초 IOC 부위원장 출마를 부인했으나 말을 뒤집고 선거에 출마해 당선된 것이다. 폭로내용의 사실 여부와 관계없이 이 같은 처신은 한국을 대표하는 IOC위원으로서 자격이 있는지를 묻게 한다.

이번 파문에서 책임져야 할 사람은 스스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한다. 특히 김 위원이 유치단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부위원장 출마를 강행해 한국 지지표를 줄어들게 했다는 증언에 대해서는 정확한 진상 규명이 있어야 한다.

우리 유치단이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다수의 지지를 얻어낸 것에 대해 세계는 놀랐다. 3표 차이의 아까운 패배였지만 유치단원들의 활약은 2014년 동계올림픽 유치에 한걸음 다가서게 해주는 수확을 남겼다. 따라서 염려스러운 것은 우리 유치단이 보여줬던 눈부신 활동에 흠집이 가지 않을까 하는 점이다.

이번 파문은 대외적으로도 부끄러운 일이다. 누구 때문에 유치에 실패했다며 싸우는 모습이 나라밖으로 어떻게 비칠지 걱정이다. 그러나 ‘방해설’에 대한 진상파악은 실패를 분석하고 반성하는 과정이다. 만일 개인의 욕심 때문에 일을 그르쳤다면 그에 대한 책임도 물어야 한다. 그래야만 다음 동계올림픽 유치라는 실질적인 목표에 더 가까이 다가설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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