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브라질發 위기경보

동아일보 입력 1999-01-14 18:45수정 2009-09-24 1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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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질 경제위기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세계 금융시장을 뒤흔들고 있는 브라질의 금융대란은 남의 일이 아니다. 흡사 1년여전 환란속에 휘청대던 한국경제의 모습같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만약 우리가 경제개혁에 실패할 경우의 수년뒤 자화상을 미리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해야 할 일과 해서는 안될 일을 투영해주는 교훈이기도 하다.

브라질연방의 한 주(州)가 연방정부에 대해 채무불이행을 선언하면서 시작된 이번 사태는 불과 열흘도 안돼 중앙은행 총재의 사임과 환율의 평가절하로 이어졌다. 외국자본은 하루에 10억달러 가까이씩 빠져나가 상황을 악화시키고 있다. 그 여파로 미국 영국 일본 등 세계 주요도시의 금융시장에서 주가는 폭락했다. 서방 선진 7개국(G7)이 긴급대책을 마련중이지만 아직 불길을 잡지 못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브라질발(發) 환란의 태풍영향권에 들기 시작해 환율은 오르고 주가는 폭락장을 연출하고 있다. 건드리기만 해도 깨질 것처럼 취약한 우리 경제가 앞으로 어떤 충격을 얼마나 더 받아야할지 심란하다. 당장 수출도 걱정이다. 남미 최대 시장인 브라질이 기능을 잃을 때 올 수출목표 차질은 필연적이다. 외상수출대금 등 90억달러의 채권회수도 발등의 불이 됐다. 관련업체나 금융기관이 어떻게 상황을 극복할지 걱정이다. 겨우 정신을 차리기 시작한 우리 경제가 더이상 타격을 받지 않도록 정부는 서둘러 만반의 대비를 하기 바란다. 물론 상황을 너무 과장해 불필요하게 국민을 불안케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브라질사태의 원인은 크게 두가지로 요약된다. 원자재수출로 살림을 꾸려온 터에 국제 원자재가격이 하락하면서 재정붕괴의 위기를 맞게 된 것이 환란의 직접적 촉발제였다. 그러나 보다 근본적 원인은 정부 및 공기업의 미진한 개혁에 있었다는 것이 국제적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94년부터 시작돼 세계적 성공사례라던 브라질의 경제개혁이 어이없게 무너진 이유가 그것이다. 어느 나라에서나 가장 중요하면서도 어려운 것이 공공부문 개혁이다. 기득권층의 반발이 심하기 때문이다. 우리 현실의 한 단면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하다.

브라질사태가 주는 교훈은 이제 명백해졌다. 정부와 공공부문의 개혁이 강화돼야 한다. 환란 이후 1년간 뼈를 깎는 아픔을 견디며 금융과 민간기업의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지만 공공개혁이 미진할 때 그 결과는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수 있다는 경고이기도 하다. 가야 할 길이 먼 우리에게 이번 사태는 환란 이후 경제회생의 과정에서 부닥친 가장 큰 장애일 수 있다. 다행한 것은 브라질이 주는 타산지석의 교훈이 처방이기도 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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