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김차웅/O-157균 예방대책

  • 입력 1998년 11월 6일 19시 06분


국내에서 O―157균에 감염된 환자가 발생했다. 지난 6월 전남 어느 대학에서 팔린 햄버거에서 O―157균이 검출되는 등 그동안 몇차례 균이 분리된 적은 있으나 환자발생은 처음이다. 우리나라도 O―157전염병의 안전지대가 아니며 일본처럼 언제든지 집단발병이 가능함을 보여주는 것이다. 보건당국이 대책회의를 여는 등 긴장하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병원성 대장균인 O―157에 감염되면 심한 복통과 설사증상을 보이며 상태가 악화되면 용혈성 요독증후군이란 합병증을 일으킨다. 치사율은 1천명당 6,7명 정도로 낮은 편이나 전염력이 강해 짧은 시간에 무섭게 번진다. 환자의 대변을 통해 배출된 균주가 주로 음식과 손에 묻어 입으로 전염된다.

▼시중에는 ‘한국인은 마늘과 매운 음식을 많이 먹기 때문에 O―157균에 강하다’는 속설이 있다. 그러나 이번 환자발생은 이 속설이 믿을 게 못됨을 말해준다. 예방법은 간단하다. 육류는 충분히 익히고 채소류는 잘 씻어 섭취해야 하며 물은 끓여 먹어야 한다. 특히 용변을 본 뒤에는 손을 꼭 씻어야 한다. 집단발병을 막으려면 감염경로를 빨리 알아내는 것이 중요한데 그것이 쉽지 않아 문제다. 결국 개개인이 조심하는 수밖에 없다.

▼보건당국도 이번 O―157 환자발생을 계기로 이 신종 전염병과의 전쟁태세를 빨리 갖춰야 한다. 보건당국은 현행법상 O―157균 전염병을 단순히 식중독으로만 분류해 관리하고 있다. 이웃 일본이 법정전염병으로 지정해 적극 대처하고 있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우리도 60, 70년대 보건위생 상황을 근거로 만든 낡은 전염병예방법을 전면 개정하는 등 새로운 질병에 적극 대처해야 한다.

김차웅<논설위원〉cha46@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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