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횡설수설]「열린 교육」을 기대하며…

  • 입력 1997년 2월 10일 20시 08분


미국 고교들의 수업방식은 대학과 거의 다름없다.학생들이 해당 과목 교실을 찾아다니며 강의를 받는다. 영어 수학 체육만 필수과목이고 나머지는 담당 카운슬러의 도움을 받아 스스로 선택한다. 졸업때까지 일정한 학점만 따면 된다. 수강신청이 끝나면 학교는 학부모들을 불러 각 교과목에 대한 상세한 설명을 해준다. 수업은 발표 토론위주로 진행하고 출석 결석도 철저히 점검한다 ▼획일적인 우리나라 고교의 수업방식과 비교하면 아주 딴판이다. 미국학교로 전학하거나 몇년 뒤 귀국해서 적응하지 못하는 학생이 적지않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학생 각자의 적성이나 취미 장래희망은 거의 고려하지 않는 것이 우리의 주입식 교육방식이다. 고교교육의 목표는 오직 대학합격에 있기 때문이다. 뒷날 성인이 됐을 때는 물론 당장 눈앞의 대학입시에서도 불필요한 과목을 공부해야 하는 낭비가 따른다 ▼최근들어 우리도 「열린 교육」을 지향하는 각종 교육개혁조치를 단행하고 있기는 하다. 그중에서도 오는3월 시범학교로 문을 여는 서울 한가람고교는 큰 관심을 끈다. 이 학교는 한마디로 교과목 선택권을 학생들에게 돌려주자는 취지로 개교한다. 대학수업방식을 도입해 시범운영해 보겠다는 것이다. 이 학교의 운영이 성공하면 대학수업방식은 전국 고교로 확산될 전망이다. 「닫힌 교육」을 깨는 계기가 마련됐다는 점에서 일단 기대된다 ▼일부 학부모는 이런 파격적인 수업방식이 대학입시에 불리하게 작용하지 않을까 우려하기도 한다. 현행 대학입시제도로는 그런 측면이 없지 않다. 그렇다면 대학입시제도가 열린 교육에 따라줄 필요가 있다. 열린 고교가 성공하려면 우선 대학입시제도에 대한 충분한 연구 검토가 병행돼야 한다. 이와 함께 충분한 전문교사와 교실 교육기자재의 확보, 다양한 교과목 개설, 능력별 수업채택 등도 풀어야 할 과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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