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라는 존재감이 롯데에 미치는 영향

  • 스포츠동아
  • 입력 2017년 4월 11일 05시 30분


‘빅보이’ 이대호가 롯데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대호가 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앞뒤로 공격지표가 상승했고, 보이는 숫자 외에도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변화시키고 있다. 사직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빅보이’ 이대호가 롯데에 변화의 바람을 불어넣고 있다. 이대호가 4번 타순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앞뒤로 공격지표가 상승했고, 보이는 숫자 외에도 선수들의 마음가짐도 변화시키고 있다. 사직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1982년 창단 이래 롯데 자이언츠가 정규시즌 최고성적을 낸 것은 2011년이다. 72승56패5무로 8팀 중 2위를 했다. 당시 롯데 타선은 김주찬(현 KIA)~손아섭~전준우~이대호~홍성흔(은퇴)~강민호~황재균(현 샌프란시스코)~조성환(은퇴)~문규현이 주전 라인업을 이뤘다. 외국인선수가 없어도 티가 나지 않을 KBO리그 역대급 타선이었다. 133경기 체제에서 111홈런, 666타점, 713득점을 쏟아냈다. 롯데야구가 가장 찬란했던 시절이었다.

2017시즌을 앞두고 롯데는 이대호와 전준우가 컴백했다. 이대호는 4년 총액 150억원의 최고대우로 일본, 미국 생활을 청산하고 롯데로 귀환했다. 전준우도 병역의무를 마치고 돌아왔다. 손아섭과 강민호는 프리에이전트(FA)시즌을 앞두고 있다. 전준우~손아섭~번즈~이대호~최준석~김문호(이우민)~강민호~문규현(오승택)~신본기(문규현)의 타선은 ‘이대호 시대’의 끝자락 불꽃일 수 있다.

비록 개막 8경기이지만 이대호는 WAR(대체선수 대비 승리기여도) 같은 통계를 초월한 영향력을 증명하고 있다. 야구계에서는 “이대호가 들어왔지만 황재균이 나갔다. 팀 전체로 봤을 때, WAR의 차이는 미미하다”며 ‘이대호 효과’의 허상을 지적해왔다. 그러나 야구는 통계스포츠이자 멘탈스포츠다. 이대호의 존재감이 선수단에 끼치는 심적 지지감은 롯데를 긍정적으로 변화시키고 있다.


2017시즌 롯데의 극적인 공격지표 변화는 이대호 혼자의 힘일 수 없다. <표 참조> 다만 이대호가 변화의 맨 앞에 선 것은 틀림없다. 이대호로 비롯해 최준석이 좋아지고, 다시 전준우에서 번즈, 그리고 하위타선까지 위력이 확장되고 있다. 언제 어디서 터질지 모르는 지뢰밭 같은 이미지를 주고 있다.

이대호의 가세로 가장 수혜를 본 롯데 사람은 바로 조원우 감독이다. 조 감독은 “감독 2년차인 올 시즌은 조금 더 선수들을 지켜봐주고 싶다”고 말했다. 지난해에는 달래도 보고, 을러도 봤는데 ‘선수들이 혼란을 느낄 수 있겠다’고 자성한 결과다. 조 감독이 기다려주는 공간을 이대호가 메워주고 있다. 지금 롯데 벤치에서 가장 시끄러운 선수는 이대호다. 이대호가 그렇게 분위기를 띄우는데 동참하지 않을 선수는 없다. 과거의 ‘내가 실패하면 어쩌지’에서 ‘(내가 못해도) 대호 형이 해줄 거야’로 롯데 선수들의 마음이 바뀌고 있다. 그런 안도감이 롯데의 잃어버렸던 DNA, 과감성을 재생시키고 있다. 그리고 부산 팬들(5경기 관중 8만2638명)이 감응하고 있다.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롯데 이대호가 LG 최동환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직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9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2017 타이어뱅크 KBO 리그‘ 롯데자이언츠와 LG트윈스의 경기가 열렸다. 6회말 선두타자로 나온 롯데 이대호가 LG 최동환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치고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사직 | 김진환 기자 kwangshin00@donga.com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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