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농구 삼성 선수들은 요즘 한쪽 팔뚝에 ‘13&5’라는 문신 스티커를 하고 출전한다. 13은 무릎 인대 파열로 뛸 수 없는 간판스타 이규섭의 등번호다. 5는 무릎 십자인대를 다쳐 시즌을 접은 주전 가드 이정석의 배번. 극심한 연패에 허덕이던 삼성은 선수들의 정신력과 단합된 의지를 끌어 올리는 데 도움이 될까 싶어 단체행동에 나섰다. 정성술 삼성 사무국장은 “프로야구에서 타자 헬멧에 부상자의 번호를 새기는 사례를 참고했다”고 말했다. 삼성은 문신을 한 뒤 3경기 만인 지난 주말 SK와의 경기에서 14연패를 끊은 뒤 2연승까지 달려 분위기를 추슬렀다. 지푸라기라도 잡은 약발이 먹힌 셈이다.
올 시즌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인삼공사 선수들은 문신 스티커가 자주 바뀐다. 만년 하위권에 머물다 선두 경쟁에 뛰어들면서 스폰서 업체도 늘었다. 모기업 주력 제품인 ‘정관장’ ‘아이패스’를 새기고 뛰는가 하면 매일유업 순두유, 제주항공, BC카드로 바뀌기도 한다. 김성기 인삼공사 사무국장은 “문신 노출 효과가 크다. 앞으로 문신 스폰서만 따로 유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인삼공사에는 문신에 따른 별도의 금전적인 보상이 없는 반면 KT 선수들은 자사 상품 ‘4G LTE’ ‘스마트홈 패드’ ‘키봇’ 등의 홍보 스티커를 할 때마다 한 경기에 5만 원씩 받는다. 정규시즌 54경기를 뛰면 1인당 보너스가 270만 원에 이른다. KT 선수들은 십시일반으로 이 돈을 모아 시즌 동안 고생한 트레이너, 구단버스 기사 등에게 고마움을 표시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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