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상열의 통신원 수첩]WS 시구… 응원… 부시家의 야구사랑

  • 동아일보
  • 입력 2010년 11월 2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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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일 텍사스 알링턴 구장에서 열린 월드시리즈 4차전에서 미국인들의 이목을 끌기에 충분한 이벤트가 벌어졌다. 좌측 외야에서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전동차를 몰고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과 함께 팬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으며 마운드로 향했다. 아버지 부시는 86세의 노령이어서 시구는 할 수 없었고 아들 부시가 마운드에서 힘차게 공을 던졌다. 포수는 텍사스 놀란 라이언 구단주.

두 전직 대통령의 야구 사랑은 단순한 과시용이 아니다. 부시 부자는 알아주는 야구광이다. 휴스턴에 거주하고 있는 아버지 부시는 휴스턴 팬이다. 아들 부시는 텍사스 구단주를 역임한 사실상 야구인이다. 대통령에서 물러난 뒤 차기 메이저리그 커미셔너 후보로 거론되는 배경이다.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은 스포츠 전반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으나 주 종목은 농구다.

아버지 부시는 예일대 시절 야구부 주장을 했고, 두 차례나 칼리지 월드시리즈에 진출한 정통 야구인이다. 포지션은 1루수였다. 4학년 칼리지 월드시리즈 때는 베이브 루스를 만나기도 했다. 아들 부시는 리틀리그 선수 출신이다. 역대 미국 대통령 가운데 마운드에서 시구해 스트라이크를 던진 대통령은 그뿐이다.

이날 경기장에는 두 전직 부시 대통령 외에도 바버라, 로라 부시 여사가 함께했다. 바버라 부시 여사는 두 팀의 경기 내용을 스코어북에 적으면서 관전하는 모습이 카메라에 잡히기도 했다. 비록 이날 경기는 텍사스가 0-4로 졌지만 이들은 끝까지 관전했다. 경호 문제도 있을 터인데 양 팀이 최선을 다하는 경기를 끝까지 관전하는 부시 패밀리의 모습이 더욱 멋지게 보였다. 샌프란시스코는 신인 투수 매디슨 범거너의 8이닝 3안타 2볼넷 무실점 호투에 힘입어 3승 1패로 앞섰다.

미국에는 현재 4명의 전직 대통령이 생존해 있다. 전현직 대통령 모두 스포츠를 사랑하며 팬들과 함께 즐긴다. 미국 스포츠 시장이 날로 발전하고 있는 이유다.

―로스앤젤레스에서 문상열 기자moonsytexas@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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