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이스터 1년 더…재계약 보다 재신임 성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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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09년 10월 30일 07시 00분


보너스 30만달러+연봉 30만달러 1년계약 합의

“로이스터 롯데를 부탁해”  내년에도 로이스터의 환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거취를 두고 무수히 많은 말이 오갔던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와 1년 재계약했다.스포츠동아DB
“로이스터 롯데를 부탁해” 내년에도 로이스터의 환한 미소를 다시 볼 수 있게 됐다. 거취를 두고 무수히 많은 말이 오갔던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와 1년 재계약했다.스포츠동아DB
결국에는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롯데가 내민 손을 잡았다. 그런데 1년 계약이다. 사이닝보너스 30만달러, 연봉 30만달러. 별도 옵션은 발표되지 않았다. 3년, 5년 등 장기 계약이 대세를 이룬 프로야구계의 현 상황에 비춰볼 때 이례적이다. 어째서 1년 계약일까.

결론부터 말하면 재계약보다는 재신임이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다.

롯데 박진웅 사장과 이상구 단장은 29일 공통적으로 “당초 로이스터 감독을 영입할 때 ‘2+1’ 계약이었다. 당시의 ‘+1’ 계약을 이행하는 의미로 받아들여 달라”고 1년 계약의 취지를 설명했다. 즉, 로이스터가 보장된 2년 동안 ‘옵션’을 충족시켰으니 1년 연장은 권리(로이스터)이자 의무(롯데 구단)라는 맥락이다. 그 옵션의 실체에 대해 롯데 구단은 “2년 중 한 번이라도 4강에 오르면 +1이 성립된다”고 밝혔다.

실제 로이스터는 두산과의 준플레이오프(준PO) 4차전 패배 직후 선수단 미팅에서 “(시즌 중 은퇴를 언급한) 아로요 투수코치는 떠나지만 나는 돌아올 것”이라고 밝혔을 뿐만 아니라 공식 인터뷰에서도 “내년에도 롯데 구단에 남고 싶다”고 말했다. 롯데 구단도 2년 연속 팀을 4강에 올려놓은 감독을 내치기엔 부담스러웠다.

이렇게 상호 이해관계가 일치했는데 왜 이렇게 계약은 난항을 거듭했을까. 이에 관해 구단측은 “협상 과정에서 이런저런 얘기들이 있었다”며 여운을 남겼다. 로이스터가 미국에 있어서 이메일로 의견을 주고받느라 지연됐다고는 하더라도 협상 자체가 어려움의 연속이었다는 정황이 포착된다.

당초 롯데나 야구계는 ‘로이스터가 10월 중순 한국에 건너오면 무난하게 합의에 이를 것’이란 시각이 일반적이었지만 정작 발표는 마무리훈련 개시(11월 1일)를 코앞에 둔 29일에서야 이뤄졌다. 어찌 보면 롯데와 로이스터의 협상은 ‘잔류만 빼고는 결렬’이라고 풀이할 수도 있다.

어쨌든 1년의 유예기간을 거쳐 성적에 따라 로이스터는 다시 ‘대박’을 노릴 수 있는 기회를 잡았다.

롯데 구단 역시 밑지는 협상은 아니기에 받았을 터다. 이제 2010시즌 성과에 따라 롯데와 로이스터 중 어디가 현명했는지 판명될 듯하다.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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