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파리아스 매직? 이번엔 ‘기적’

  • 입력 2009년 10월 1일 09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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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요드코르 꺾고 준결승 진출

포항이 ‘파리아스 매직’을 앞세워 또 한편의 드라마를 썼다. 원정 2골 차 패배를 극복하고 4강행 티켓을 거머쥐었다.

파리아스 감독이 이끄는 포항은 30일 스틸야드에서 벌어진 스콜라리 감독의 분요드코르(우즈벡)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8강 2차전에서 연장 전반 11분 스테보의 천금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4-1로 승리했다. 1차전 1-3 패배에 이어 2차전 3-1 승리로 동률을 이룬 가운데 연장에서 1-0으로 이겨 준결승행을 확정했다. 포항이 아시아클럽대항전에서 4강에 오른 것은 1998년 클럽선수권 우승 이후 11년만이다.

다급한 쪽은 포항이었다. 최소한 2-0 또는 3골차 이상 이겨야했기 때문이다. 전반 10여분이 흐르면서 포항이 분위기를 주도했다. 전반 내내 거세게 몰아세웠지만 골이 터지지 않아 노심초사.

기다리던 선제골이 터진 시간은 후반 13초. 후반 시작하자마자 상대 볼을 가로챈 뒤 노병준이 아크 왼쪽에서 밀어주자 김재성이 한번 드리블 한 후 왼발로 골문을 갈랐다. 파리아스가 전반 38분 황진성 대신 김재성을 긴급 투입한 것이 주효했다.

승부는 이제부터였다. 4강을 확정짓기 위해 포항은 파상공세를 펼쳤다. 하지만 노병준의 프리킥과 데닐손의 헤딩슛, 스테보의 오른발 슛이 상대 골키퍼의 신들린 선방에 막혔다.

그러나 11분 마침내 두 번째 골이 터졌다. 김재성의 오른쪽 코너킥 때 김광석의 머리를 살짝 스친 볼은 골문 정면에서 원바운드 됐고, 데닐손이 몸을 낮추며 헤딩슛을 성공시켰다. 후반 32분 스테보의 도움을 받은 데닐손이 침착하게 오른발로 감아차 3번째골을 넣었다. 분위기는 끝나는 듯 했다.

하지만 방심이 화근이었다. 5분을 남기고 상대 카르펜코에게 허를 찔리는 실점으로 연장에 돌입했다. 연장 전반 12분에야 숨 막히는 승부가 갈렸다. 박희철이 미드필드 왼쪽에서 크로스한 볼을 문전 한가운데서 스테보가 헤딩슛으로 골네트를 흔들었다.

파리아스 감독은 경기 후 “분요드코르는 우리가 원하는 공격축구를 해줬다. 상대의 공격 축구로 우리가 많은 골을 넣을 수 있었다”며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이어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다른 8강전에서는 FC서울이 움 살랄(카타르)과 1-1 무승부를 기록, 종합전적 1무1패로 4강 진출에 실패했다. 이로써 포항은 21일 포항 스틸야드에서 움 살랄을 상대로 4강 1차전 경기를 갖는다.

포항|최현길 기자 choihg2@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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