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알고 봅시다]<14·끝>마장마술

  • 입력 2008년 8월 2일 02시 56분


“애마와 함께 묘기를” 한국 최준상 사상 첫 자력 진출

“컨디션만 좋으면 기대하는 것 이상 되지 않을까 싶어요.”

수화기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자신감에 차 있었다. 올림픽에 처음 참가하는 선수라고는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말과 함께 21년을 살아온 30세의 최준상(삼성전자 승마단·사진)은 마장마술에서 한국 승마 사상 최초로 올림픽 본선 자력 진출의 쾌거를 거뒀다. 1988년 서울 올림픽에서 서정균(46)이 개최국 자격으로 본선 무대를 밟았지만 자력 진출은 처음.

베이징 올림픽 본선 무대에 참가하기 위해 그는 지난달 25일 경기 장소인 홍콩에 도착해 훈련에 열중하고 있다. 올림픽 종목 중 유일하게 동물과 사람이 함께하는 종목이기 때문에 말의 현지 적응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그는 “말발굽에 약간 이상이 있었지만 교정을 하고 나서 좋아졌다. 경기장 시설도 이제는 적응이 돼서 별다른 문제는 없다”고 말했다.

12일 또는 13일 야간에 첫 경기를 치르는 그는 애마 ‘첸토’의 적응력을 높이기 위해 1일부터는 야간훈련을 시작했다.

그는 올림픽 본선 진출을 위해 지난해 7월부터 전지훈련을 겸해 11개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살인적인 일정을 소화했다. 하루에 7시간 이상을 말안장에 앉아서 보내기도 했다.

그 결과 아시아와 오세아니아에 배정된 단 1장의 개인전 출전권을 거머쥐었다. 2002년 부산과 2006년 도하 아시아경기에서 2회 연속 개인, 단체전을 석권한 한국 마장마술의 대표 주자이지만 해외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그였다. 마장마술 인구가 40여 명에 불과한 국내 현실에서 그의 올림픽 본선 진출은 기적에 가까운 일이었다.

이번 올림픽에 참가하는 선수 중 그의 세계 랭킹은 가장 낮다. 하지만 이번 올림픽에서 그의 목표는 전체 50명 중 25명만 참가하는 준결승에 올라가는 것이다.

그는 “부모님도 경기가 열리는 날 홍콩에 오신다. 준결승에 진출하는 것이 생각보다 힘들겠지만 꼭 잘해서 올라가고 싶다”고 말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中 18세 꽃미남 - 日 67세 노익장 “金도전”▼

일본에서는 칠순을 바라보는 선수의 노익장이, 중국에서는 꽃미남 선수의 금메달 도전이 화제다.

1941년 3월 28일생인 호케쓰 히로시(67)는 일본 마장마술 국가대표에 뽑혔다. 1964년 도쿄 올림픽 장애물 비월 종목에서 개인 40위를 차지한 이후 44년 만의 두 번째 올림픽 출전이다. 호케쓰는 “전보다 조금 나아져서 출전할 수 있게 됐다. 준결승에는 갈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소감을 밝혔다.

호케쓰는 1988년 서울 올림픽 당시 63세 9개월의 나이로 마장마술에 출전했던 이노우에 기쿠코의 최고령 출전 기록도 갈아치웠다.

호케쓰는 회사에 다니다 2003년 올림픽 재도전을 결심하고 가족과 떨어져 혼자 독일에서 훈련을 해왔다. 올해 스페인 대회에서는 우승까지 차지하는 등 경기력도 상승세를 타고 있다.

중국에서는 18세의 알렉스 화텐이 중국인 최초로 올림픽 승마 종합마술 본선 진출에 성공했다. 화텐은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사립 명문 고교인 이튼 칼리지를 다녔으며 중국에서 비인기 종목인 승마에서 본선 티켓을 따내 ‘13억 명 중 하나’라는 별명도 얻었다.

화텐은 올림픽 첫 출전이지만 금메달을 노리고 있다. 경기가 열리는 홍콩은 화텐이 승마를 배운 곳으로 그를 위해 물리치료사, 트레이너, 수의사로 구성된 지원 전담팀도 구성됐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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