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만명 앞에서 여친에게 프러포즈를…

  • 입력 2008년 5월 1일 02시 57분


프로야구 구단들 색깔있는 마케팅

‘야구보는 재미+α’ 관중폭발에 한몫

두산 팬 A 씨는 이번 주말 잠실야구장 대형 전광판을 통해 여자 친구에게 프러포즈를 할 계획이다. 부끄러움만 이겨내면 3만 명의 축하와 함께 꽃다발과 특급호텔 뷔페 이용권을 받을 수 있다. 게다가 응모 이벤트에서 당첨만 되면 태국 푸껫으로 신혼여행을 공짜로 갈 수 있다.

팬들의 발길을 재촉하는 8개 구단의 경쟁이 뜨겁다. 구단들의 톡톡 튀는 마케팅에 팬들은 ‘임도 보고, 뽕도 따는’ 두 배의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 ‘향수를 자극’ 올드 팬을 잡아라

지난해부터 몇몇 구단에서 선보인 올드 유니폼 행사. 올 시즌에는 유니폼에 그치지 않고 있다. 지난달 25일 부산은 1984년으로 돌아갔다. 롯데는 삼성과의 홈경기에서 ‘Again 84’ 행사를 열었다. 1984년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기념한 것.

이날은 야구장의 모든 것이 1984년으로 돌아갔다. 음악도 1980년대 음악이었고, 경기 전 광고판에는 1984년 롯데 우승의 주역들이 출연한 과자 CF가 방송됐다. 입장권 가격도 1984년 당시와 같았다. 7000원짜리 일반석 입장권이 이날은 2000원.

SK도 추억 마케팅을 기획 중이다. 1980년대 외야석에 의자가 없던 시절 흙더미 위에서 삼겹살을 구워 먹으며 경기를 보던 풍경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문학구장 외야에 ‘삼겹살 존’을 만들겠다는 것.

물론 삼겹살을 직접 구워 먹기는 어렵겠지만 외야석 상단에서 고기를 구워 팔 예정이다. 올드 팬을 야구장으로 끌어당기는 것은 물론 직장인들의 회식 장소로 야구장을 바꾸겠다는 취지다.

○ ‘감성을 자극’ 젊은 팬을 잡아라

삼성은 젊은 팬들에게 가깝게 다가가기 위한 마케팅을 펼치고 있다. 일명 문자메시지 마케팅. 삼성은 대구 경북지역에 거주하는 구단 회원을 대상으로 대구 3연전 첫 경기가 열리는 날에 문자메시지로 경기 정보를 알려주고 있다.

지난달 29일에는 ‘4/29∼5/1 우리전 18:30 많은 관람 부탁드립니다. 양준혁 올림’이라는 문자메시지를 발송했다. ‘발신인 양준혁’ 아이디어는 큰 호응을 받았다.

LG는 젊은 팬들에게 홈경기 때 시구와 시타를 할 수 있는 기회를 주고 있다. 지난달 홈경기 때는 결혼 예정 커플을 초청해 시구 기회를 제공했다.

신세대 가족을 대상으로 한 이벤트도 활발하다. 한화는 주말, 휴일 경기가 끝나면 그라운드에서 가족끼리 공을 주고받으며 놀 수 있는 행사를 마련했다. SK는 야구장에 미니열차와 놀이터를 만드는 등 구장을 놀이동산으로 만들어가고 있다.

김동욱 기자 creati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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