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언론 “韓 수능영어, 고대문자 해독 수준”

  • 동아일보

영어 본고장 英-美언론서 집중조명
논란된 문항 제시 “미친듯 어려워”
독자들 “도무지 이해안돼” 등 댓글
입시 혼란속 평가원장 사임도 다뤄

12일(현지 시간)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는 BBC 뉴스 화면. 그는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에 “입시에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달 10일 사임했다. 사진 출처 BBC
12일(현지 시간)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의 사임 소식을 전하는 BBC 뉴스 화면. 그는 2026학년도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에 “입시에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며 이달 10일 사임했다. 사진 출처 BBC
‘불수능’ 논란을 빚은 2026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가 영어 본고장인 영미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와 영국 BBC 등은 이번 수능 영어 출제 문항과 관련 논란을 전하며 큰 관심을 보였다.

12일(현지 시간) BBC는 “한국의 고된 대학 입학시험인 수능 영어 영역은 악명이 높다”며 “일부 학생들은 수능 영어 시험을 고대 문자 해독에 비유하고, 또 다른 학생들은 ‘미친 듯이 어렵다’고 표현한다”고 전했다. 이번 수능에서 영어 영역 1등급을 받은 응시자 비율은 3.11%에 그쳐 절대평가로 전환된 2018학년도 이후 가장 낮았다.

BBC는 이번 수능에서 특히 어려웠던 문제로 독일 철학자 이마누엘 칸트의 법철학을 다룬 34번, 비디오 게임 용어를 소재로 한 39번 문항을 소개했다. 이어 39번 문항과 관련해 온라인 커뮤니티 레딧에 올라온 반응도 전했다. “잘난 척하는 말장난”, “개념이나 아이디어를 제대로 전달하지 못하는 형편없는 글쓰기”와 같은 비판이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당신은 한국의 ‘미친’ 대학 입학 영어 시험을 통과할 수 있을까”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수능 영어 34, 35, 39번 문항을 소개했다. 이 기사에 대한 영국 독자들의 반응은 다양했다. “이 대학 입학시험은 왜 한국에 삼성이 있는지 설명할 수 있겠네”라는 댓글이 가장 많은 수의 ‘좋아요’를 받았다. 이 밖에 “오늘날 하버드대경영대학원(HBS) 입학시험 문제 유형과 매우 비슷하다”, “모국어 실력이 꽤 좋다고 생각하는데도 첫 번째 문제(39번)는 도무지 이해할 수 없었다”는 댓글도 많은 공감을 샀다. NYT도 “당신은 이 문제를 맞힐 수 있느냐”며 24, 34, 36, 39번 문항을 제시했다.

외신들은 수능이 한국에서 어떤 의미를 갖는 시험인지도 전했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수능에 대해 “명문대 입학에 필수적인 시험”이라며“사회적 지위 상승과 경제적 안정, 심지어 좋은 결혼으로 가는 관문으로 여겨진다”고 보도했다. 또 지나치게 경쟁적인 교육 시스템이 학생들에게 극심한 압박을 주며, 청소년 우울증 문제로 이어진다고 지적했다.

한편 BBC는 이번 수능 영어 영역 난이도 조절 실패 논란으로 오승걸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이 10일 사임한 것도 전했다. 당시 오 전 평가원장은 “영어 영역 출제가 절대평가 취지에 부합하지 못해 수험생과 학부모들께 심려를 끼쳐 드리고, 입시에 혼란을 일으킨 점에 대해 무거운 책임을 통감한다”고 밝혔다.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 영어#난이도 논란#외신 보도#교육 경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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