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기모드공유하기
동아일보|사회

꽃게 휴어기 끝나자… 다시 활개치는 서해 NLL 중국 불법 조업

입력 2022-04-15 03:00업데이트 2022-04-15 03:28
글자크기 설정 레이어 열기 뉴스듣기 프린트
글자크기 설정 닫기
이달부터 서해 해상에 中어선 출몰
하루 100여 척 야간 틈타 불법조업
해경은 경비함 1척 추가배치 대응
인수위에 대형 경비함 확충 건의
해양경찰 특수진압대원들이 11일 오전 8시경 인천 옹진군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하던 중국어선 1척을 나포하고 있다. 당시 어선에는 중국 선원 1명이 타고 있었으며 범게 등 300kg의 어획물이 발견됐다. 해양경찰청 제공
“서해 북방한계선(NLL)이 마치 중국 바다가 된 것 같아요. 대책이 없어 답답합니다.”

인천 옹진군 백령도에서 어업을 하고 있는 A 씨는 눈앞에 있는 수십 척의 중국 어선을 보면 한숨부터 나온다. 금어기도 없이 밤낮으로 NLL을 넘어온 중국 어선이 언제 꽃게를 쓸어갈지 몰라 불안하다.

● 중국어선 출몰에 속 타는 어민들

백령도를 포함한 서해 NLL 인근은 중국 어선들이 NLL과 한국 수역의 경계를 오가며 불법 조업을 일삼는 대표적인 곳이다. 서해 최북단 섬인 백령도와 NLL의 거리는 3km 정도. 섬에서 육안으로 중국 어선을 볼 수 있을 정도로 가깝다.

중부지방해양경찰청 서해5도특별경비단(서특단)에 따르면 국내 휴어기가 끝난 이달 초부터 서해 NLL 인근 해상에는 하루 평균 약 100척의 중국 어선이 출몰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하루 평균 약 190척의 중국 어선이 나타난 것과 비교하면 줄어든 수치이지만 여전히 적지 않다.

중국 어선들은 NLL 북측 해역에 있다가 야간 등 감시가 소홀한 틈을 타 국내 어장 쪽으로 내려와 꽃게 등을 싹쓸이한 뒤 다시 북측 해역으로 달아나는 ‘치고 빠지기’식 불법 조업을 한다. 남북 접경해역 특성상 해경의 적극적인 단속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하고 있는 것이다. 해경 단속에 무력으로 대응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3, 4개의 엔진을 단 고속보트를 활용해 단속을 피하는 등 수법이 교묘해지고 있다.

반면 백령 대청 연평 등 서해 5도 어민들은 야간 조업이 금지돼 있는 데다 국가 안보상 NLL에는 접근조차 어려워 어린 물고기까지 모두 쓸어가는 중국 어선들의 불법 조업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

● 해경, 경비함 4척 배치

해경은 지난달부터 서해5도 해역에 기존 경비함정 3척에 1척을 추가 배치하는 등 중국 어선의 불법 조업에 적극 대응하고 있다. 11일에는 올 들어 처음으로 불법 중국 어선을 나포하기도 했다. 연평도 인근 해상에서 NLL을 4km 침범해 불법 조업을 한 5t급 중국 고속보트 1척을 나포했는데 보트에는 범게 등 300kg의 어획물이 실려 있었다.

서해 NLL 불법 조업 어선을 주로 단속하는 서특단은 2017년 창설 이후 △2018년 21척 △2019년 19척 △2020년 3척 △2021년 16척의 중국 어선을 나포했다.

해경 내부에선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의 주요 공약에 중국 어선 불법 조업 단속 강화 등 해양영토 주권을 수호하겠다는 내용이 담겼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역대 인수위 중 처음으로 해경 간부가 포함되면서 해경의 대응 역량이 강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해경은 최근 인수위 업무 보고에서 3000t급 이상 대형 경비함(10척) 확충을 건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양경찰청 관계자는 “불법 중국 어선은 최근 단속에 대응하기 위해 조타실을 철판 등을 이용해 폐쇄하는 등 해경 단속을 피하고 있다”며 “해경의 대응 역량을 강화해 해양 주권을 지키기 위해 경비함 확충 등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공승배 기자 ksb@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댓글 0
닫기
많이 본 뉴스
사회
베스트 추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