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병상포화’…정부 오늘 의료대응 강화방안 발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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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1년 11월 19일 06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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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증증 환자가 500명에 근접, 병상 부족이 우려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코로나19 위증증 환자가 500명에 근접, 병상 부족이 우려되고 있는 1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코로나19 종합상황실에서 의료진들이 업무를 보고 있다. 2021.11.17/뉴스1 © News1
단계적 일상회복(위드코로나) 3주 만에 코로나19 방역 상황은 연일 나빠지고 있다. 신규 확진자는 연일 3000명을 웃돌고 위중증 환자는 500명 이상 집계된다. 특히 수도권의 중환자 병상은 이미 10개 중 2개도 남지 않는 등 하루를 버티기가 버거운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위중증 환자 증가 가능성을 간과했고 일상회복 준비마저 미진했다고 지적한다. 정부 역시 “이대로는 위험하다”고 느꼈는지 병상 확보를 골자로 한 의료체계 대응 강화방안을 19일 발표한다.

◇서울·경기, 남은 중환자 병상 60여개…병상 기다리는 전국 환자만 423명

19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에 따르면 김부겸 본부장(국무총리)은 이날 오전 8시 수도권 22개의 상급종합병원장을 불러 위중증 환자 병상 확보에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할 예정이다. 이후 권덕철 중대본 1차장(보건복지부 장관)이 오전 11시 20분 정례브리핑을 통해 확진자와 위중증 환자에 대비한 의료체계 강화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손영래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 사회전략반장은 전날 백브리핑에서 “전부터 발표한 내용을 총정리해 어떻게, 전체적으로 의료체계를 확충하고 효율화할지 설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오후 5시 기준 전국 중증환자 전담 병상 1127개 중 719개를 사용하고 있어 가동률은 63.8%로 나타났다. 병상 여력은 36.2%인 408병상이다. 그러나 서울의 코로나19 중환자 병상이 10개 중 2개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서울 가동률은 80.8%로 이틀 연속 80%대다. 345병상 중 279병상이 차, 66병상만 남았다. 경기와 인천도 중환자 병상 10개 중 7개는 사용 중이다. 경기 가동률은 76.4%(263개 중 201개 사용), 인천 72.2%(79개 중 57개)를 기록했다.

병상이 빠르게 들어차면서 제때 입원하지 못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 중수본은 확진자 증가에 따라 ‘병상 배정 대기자’도 발생하고 있다며 일일 현황상 전날 0시 기준 전국의 배정 대기자는 423명이라고 밝혔다.

이달 3일까지 단 한명도 없었는데 4일 생활치료센터 대기자 2명을 시작으로 12일 116명으로 100명을 넘겼으며 이날 0시 기준 367명이 병원 병상을, 56명이 생활치료센터 배정을 하루 이상 기다리고 있다.

중등증 환자를 치료하는 감염병전담병원 병상은 전국 61.7%의 가동률을 기록하고 있다. 특히 중증에서 상태가 호전되거나 중증으로 악화할 가능성 높은 환자를 치료하기 위한 준중환자 병상 가동률은 전국 기준 59.3%, 수도권을 보면 75.4%로 나타났다.

정부는 중환자가 쏠린 수도권에 두 차례 병상 확보를 위한 행정명령을 한 바 있다. 지난 5일 수도권 상급종합병원 22곳에 허가 병상의 1.5%인 402병상을 준중환자 병상으로, 1%인 254병상을 중환자 전담 병상으로 확보하기 위한 예비명령을 했다.

이어 11일 수도권 요양병원·요양 시설 확진자를 치료할 감염병 전담 요양병원 총 4개소 405병상을 추가 지정했다. 수도권 700병상 이상 종합병원 7곳에는 준중환자 병상 확보 행정명령을 해 52병상을 추가 확보했다.

명령 즉시 병상을 마련할 수 있는 건 아니다. 기존 입원환자를 다른 병실로 옮기고 시설 공사 등 3~4주의 기간이 필요해 실제 활용은 12월 이후 가능할 전망이다. 중수본은 두 번의 행정명령 외에 추가 명령은 발동하지 않을 계획이다.

정부는 수도권 병상 가동률이 높긴 하지만, 전국 기준으로 아직 여유 있다는 입장이다. 수도권 중환자를 충청도 등 인접권역 병원으로 보내거나 상태가 호전된 회복기 환자를 신속히 옮기는 등 효율화를 꾀할 방침이다.

이 밖에도 최근 돌파 감염과 집단감염이 이어지는 수도권 요양병원·요양 시설에 대해 종사자의 진단 검사 횟수를 주 1회에서 2회로 늘렸다. 정부는 앞으로 ‘거리두기’로 돌아가기보다 추가 접종을 서두르고 감염 취약지역별·특성별로 방역 조치를 조정하는 데 집중하겠다는 방침이다.

◇현장 ‘악화일로’…정부 생각과 괴리, 중환자 발생 억제책 시급

하지만 전문가들은 정부의 전략과 현장 사이에 괴리가 크다고 지적한다. 이미 병상에 환자는 가득 찼고 지금도 고비라는 입장이다. 특히 일상회복 유지를 위해 현장만 압박하고 있다는 불만이 크다. 무한정 병상만 늘릴 수 없는 데다 인력 번아웃(탈진)과 체계 재편 등 근본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의료 체계가 붕괴할 것이라고 강조한다.

임승관 경기도의료원 안성병원장은 16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정부는 하루 5000명 감당할 의료체계를 준비하고 있지만, 현장은 2000명 발생 상황에도 과부하”라며 “사태 초기 경기도 환자를 대구나 목포로 보낸 적 있지만, 그들은 중환자가 아니었다. 앰뷸런스로 2~3시간 이동 자체가 위험하다. 최선의 방법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윤 서울의대 의료관리학 교실 교수 역시 “정부의 위드코로나는 ‘브레이크없는 자동차’다. 어느 나라도 고정된 수의 병상을 확보해 코로나19 환자 보라고 하지 않는다. 이 경우 늘어나는 확진자에 대처하기 어렵다. 병원에 의료진이 없어 환자를 못 받고 있는데 정부는 어떠한 대책이나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기석 한림대성심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는 “확진자 추이나 위중증 이환율은 관성이 붙어, 비상계획을 내려도 즉시 줄지 않는다. 인력은 한정돼 있다”며 “현장에서는 지금의 위중증 환자 수보다 절반 남짓 늘면 대응하기 힘들다고 한다. 병상 가동률이 오를 때마다 준비해야 할 것을 정하면서, 근본적으로는 위중증 환자를 억제해야 한다”고 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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