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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년 고찰’ 내장사 대웅전 전소…50대 승려 술취해 방화 (종합)
동아닷컴
업데이트
2021-03-06 08:28
2021년 3월 6일 08시 28분
입력
2021-03-06 08:21
2021년 3월 6일 08시 21분
박태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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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북소방본부 제공
‘천년 고찰’ 내장사(內藏寺)의 대웅전이 술취한 50대 승려의 방화로 어이없이 전소됐다.
5일 오후 6시 37분경 전북 정읍 내장사에서 동료들과 마찰을 빚던 승려 A 씨(53)가 대웅전에 인화물질을 붓고 불을 질렀다.
이 방화로 165.84㎡ 크기의 대웅전이 전소됐다.
화재 신고를 받고 출동한 소방당국은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1시간30여분 만인 오후 7시53분께 큰 불길을 잡았다. 인명피해는 없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3개월 전 수행을 위해 내장사에 들어온 뒤 다른 승려들과 마찰을 빚다 이 같은 범행을 한 것으로 조사됐다. 범행 당시 A 씨는 술에 취한 상태였다.
정읍경찰서는 현주건조물방화 혐의로 A 씨를 현행범으로 체포해 조사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동료 승려들에 불만을 품은 A 씨가 절에 있던 인화물질을 붓고 불을 낸 것으로 보고 있다”며 “조사를 마친 뒤 구속영장을 신청하겠다”고 말했다.
내장사 스님들은 망연자실해 했다. 특히 승려가 불을 질렀다는 것에 대해 더욱 충격을 받은 듯 내장사 한 스님은 “더이상 드릴 말씀이 없다”며 말을 아꼈다.
내장사는 백제 무왕 37년인 636년 영은조사가 영은사라는 이름으로 창건한 천년 고찰이다. 1095년(고려 숙종3년) 행안선사가 당우와 전각을 중수했으며, 1566년(조선 명종 22년) 희묵 대사가 법당과 요사를 중수했다. 이때 이름이 내장사로 고쳐졌다.
내장사가 화마의 수난을 당한 것은 이번까지 네 차례다. 첫 번째 비극은 조선 중기 때 닥쳤다.
1592년(선조 25년) 임진왜란으로 전소됐으나 이후 1639년(인조 17년) 부용이 재건했다. 그 뒤 1779년(정조 3년) 영운이 대웅전을 중수하고 요사를 개축했고, 1938년 매곡이 대웅전을 중수하고 명부전을 신축했다.
하지만 6·25전쟁때 또 완전히 불탔다. 내장산을 품은 노령산맥에서 치열한 전투가 많았기 때문이다.
내장사의 고난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2012년 10월에는 누전으로 발생한 화재로 대웅전이 다시 전소됐다.
정읍시민 성금과 시 예산 등 총 25억원이 투입돼 2015년 7월 복원된 대웅전, 이번에는 승려의 방화로 허망하게 사라졌다.
박태근 동아닷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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