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 마지막 판자촌 ‘구룡마을’, 3739채 단지로

  • 동아일보

88올림픽 철거민 정착하며 형성돼
‘거주민 재정착’ 임대 1107채 포함

개포(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개포(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조감도. 서울시 제공
서울 강남의 마지막 판자촌으로 불리는 구룡마을 재개발 계획안이 서울시 심의를 통과했다. 공급 주택 수는 당초 설계 공모 때 제시됐던 3520채에서 3739채로 200채 이상 늘어났다.

11일 서울시는 전날 열린 제18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개포(구룡마을) 도시개발사업 개발계획 변경 및 경관심의안’을 조건부 가결했다고 밝혔다.

강남구 양재대로 478 일대 구룡마을은 1986년 아시안게임과 1988년 서울올림픽을 앞두고 철거된 주민들이 정착하면서 형성된 무허가 판자촌이다. 화재 홍수 등 재난 위험이 반복적으로 제기되자, 서울시는 안전 문제 해소와 정주 여건 개선을 위해 2016년 이 지역을 도시개발구역으로 지정하고 사업을 추진해 왔다. 현재 서울주택도시공사(SH)가 주민 이주와 보상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계획 변경안에는 올해 4월 실시된 공동주택 설계 공모의 당선작이 반영됐다. 공동주택용지 면적을 넓히고 건물을 더 높게 지을 수 있도록 개발 밀도를 높이면서 주택 공급 규모가 늘어났다. 신혼부부를 위한 장기전세주택Ⅱ(미리내집) 1691채, 기존 거주민 재정착을 위한 통합공공임대주택 1107채, 공공·민간 분양을 합한 분양주택 941채 등 총 3739채가 공급될 예정이다.

공동주택용지 면적은 9만705.0㎡에서 10만168.9㎡로 확대됐고, 대지 면적 대비 지을 수 있는 건물 연면적 비율인 용적률은 기존 230∼240%에서 180∼250%로 조정됐다. 최고 층수도 기존 20∼25층에서 25∼30층으로 상향됐다.

주변이 산지여서 지형이 가파른 점을 고려해, 마을 안을 쉽게 이동할 수 있도록 입체 보행로도 설치한다. 자연친화 주거단지를 조성하는 것이 목표다. 현재 기본 설계가 진행 중이며, 2027년 상반기 공사 시작, 2029년 전체 완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김창규 서울시 균형발전본부장은 “이번 승인으로 개포 도시개발사업이 한층 탄력을 받게 됐다”며 “재해 위험에 노출돼 온 구룡마을을 신혼부부와 시니어 가구 등 다양한 세대가 어우러지는 자연친화 주거공간으로 조속히 재편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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