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팔때보다 세금 비싸도 들고 버틸까”… 하루 4차례 집값 메시지

  • 동아일보

[李, 부동산 규제 드라이브]
다주택자 등 겨냥 추가 대책 예고
집값 못잡으면 선거 압승 차질 판단…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 수술해야”
‘똘똘한 한채’ 보유세 상향 가능성… 일각선 종부세 공제한도 축소 거론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자신의 X를 통해 올 5월 9일부터 다주택자가 주택을 판매할 때 내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소재 한 부동산중개소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무료 상담을 해주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자신의 X를 통해 올 5월 9일부터 다주택자가 주택을 판매할 때 내는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가 종료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서울 소재 한 부동산중개소에 ‘양도세 중과’와 관련해 무료 상담을 해주겠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 장승윤 기자 tomato99@donga.com
이재명 대통령이 25일 ‘비정상의 정상화’를 내걸고 하루 4차례 부동산 시장에 대한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은 부동산 투기와의 전면전에 나서겠다는 해석이 나온다. 취임 후 부동산 세금 문제엔 말을 아껴왔던 것과 달리 다주택자 중과세 유예 제도 폐지와 1주택자 장기보유공제 축소 등을 직접 거론하면서 집값을 잡기 위해 모든 카드를 꺼내 들 수 있다는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것이다. 이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 등 수도권 주택 가격 상승을 반드시 잡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지방선거 이후 다주택자는 물론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겨냥한 보유세 인상 논의가 본격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지방선거 앞두고 부동산 전면전

이 대통령은 이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잃어버린 30년을 향해 치닫는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을 탈출하는 데 고통과 저항은 많겠지만 필요하고 유용한 일이라면 피하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큰 병이 들었을 때 아프고 돈 들지만 수술할 건 수술해야 한다”며 “잠시 아픔을 견디면 더 건강하고 돈도 더 잘 벌 것”이라고 했다.

이날 메시지는 23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두고 일각에서 나온 반발을 겨냥한 것이다. 2022년 5월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도입돼 매년 연장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는 더 이상 없다는 점을 못 박은 것을 넘어 현 상황을 ‘부동산 불로소득 공화국’으로 규정하며 일부 저항과 반발에도 대대적인 수술이 불가피하다고 강조한 것이다.

취임 후 부동산 투기 근절에 대해 강조하면서도 문재인 정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세제 개편 카드에는 신중을 기해 온 이 대통령이 잇달아 강경한 메시지를 내놓은 것을 두고 일각에선 지방선거를 앞둔 승부수라는 해석이 나온다. 최근 코스피가 5,000을 돌파하는 등 주식시장이 상승세를 보인 가운데 부동산 시장에 쏠린 자금을 주식시장으로 이동시키는 이른바 ‘생산적 금융’ 정책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는 것.

서울 등 수도권 집값을 잡지 못하면 지방선거 압승 전략에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판단도 부동산 정책 기조가 선회한 배경으로 꼽힌다. 한국부동산원이 발표한 1월 셋째 주(19일 기준) 주간 아파트 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는 0.29% 오르며 반등세를 보였다. 이는 10·15 대책 시행으로 수요가 몰린 지난해 10월 셋째 주(0.5%) 이후 13주 만에 가장 큰 상승률이다. 여권 관계자는 “규제의 대상이 될 수 있는 다주택자나 ‘똘똘한 한 채’ 보유자 상당수가 강남 등 특정 지역에 쏠린 만큼 이들의 반발보다는 고강도 대책으로 주택 가격을 안정시키는 것이 지선에 유리하다는 목소리도 많다”고 말했다.

● “버티는 세금 비싸도 보유하겠나”

정부는 이 대통령이 직접 거론한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와 함께 1주택자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제) 축소 등 ‘비정상의 정상화’를 위한 추가적인 부동산 대책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장특공제는 부동산 보유 및 거주 기간에 따라 양도세를 깎아주는 제도다. 현행 소득세법상 1주택자는 보유·거주 기간 1년마다 4%포인트씩 공제를 받아 최대 80%까지 세금을 감면받을 수 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양도세 중과로 오히려 매물이 줄어들 것이라는 전망엔 “팔면서 내는 세금보다 들고 버티는 세금이 더 비싸도 그렇게(보유) 할 수 있을까”라고 밝히는 등 보유세 인상도 검토할 수 있다는 뜻을 내비쳤다. 윤석열 정부에서 완화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과 종합부동산세 기본 공제 한도 축소 가능성이 거론된다. 현행 60%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면 공시가격 20억 원 주택 보유자의 종부세가 약 330만 원에서 480만 원 수준으로 즉시 상승하는 등 보유세 부담이 현실화된다.

이른바 ‘똘똘한 한 채’를 가진 고가 1주택자에 대한 증세도 추진될 수 있다.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같은 한 채라도 소득세처럼 20억, 30억, 40억 원 등 구간을 더 촘촘히 해 보유세를 달리 적용하는 것을 진지하게 고민해 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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