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 살 때 6.25 참전한 父, 시료 제공 10년 기다림 끝 유해 찾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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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20년 10월 26일 09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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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7년 5월 강원도 춘천 오항리 일대에서 발굴한 6.25 전사자 유해의 신원이 고(故) 명한협 일병(현 계급 일병)으로 확인됐다. 2000년 4월 전사자 유해 발굴이 시작된 이후 이번이 153번째 신원 확인이다.

26일 국방부에 따르면, 故 명한협 일병은 부산 육군 훈련소로 입대 후 국군 제 6사단 소속(추정)으로 6?25전쟁에 참전해 1951년 6월 20일 전사했다.

고인은 어려서부터 심성이 착하고 부모님께 효도를 많이 하여 가족들이 장남인 고인에게 의지를 많이 해왔다고 한다. 그는 이후 아내를 만나 가정을 꾸리고 외아들을 키우며 가장으로서 최선을 다하며 살아오다 26세가 되던 1951년 2월 세살배기 아들을 두고 국가를 위해 6.25 전쟁에 참전했다.

고인은 당시 국군 6사단이 중공군(제187, 188, 189사단)의 공격을 막아내고 화천까지 진격한 가평-화천 진격전(1951년 5월22일 ~ 5월30일)을 겪은 후 전사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 교전에서 경계부대인 6사단 2연대는 3일 동안 중공군의 공격을 방어해내고 공격으로 전환했다. 이에 중공군은 가평 북측으로 후퇴했고, 6사단은 이들을 추격하며 가평과 춘천을 거쳐 화천 발전소까지 60Km가량 진출해 전투를 승리로 이끄는데 결정적인 공을 세웠다.

그러나 치열한 전장에서 마지막까지 싸우다 전사한 명 일병은 안타깝게도 69년이 지나서야 대퇴부, 윗 팔 부분의 유해 몇 점만 후배 전우들에게 발견됐으며, 단서가 될 수 있는 유품은 한 점도 발견되지 않았다.

그의 아내 이분악씨는 평생 남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다가 1993년 세상을 떠났다.

이번 신원확인은 아들인 명갑원(72)씨가 2010년에 유전자 시료를 채취하고 10년을 기다려오던 중, 발굴된 유해와 명한협 일병의 유전자를 비교 분석한 결과를 통해 부자관계를 확인해 이뤄졌다.

아들 명갑원씨는 “아버지가 돌아오시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포기하고 살았는데 찾게되어 정말 기쁘면서도 믿기지 않아 덤덤한 마음”이라면서 “빨리 아버님을 만나고 싶다”고 말했다.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유가족들과 협의를 통해 귀환행사와 안장식을 치르고 유해를 국립현충원에 안장할 예정이다.

국방부는 “6·25 전사자 신원확인을 위해 유가족 유전자 시료채취를 확대할 수 있는 다양한 방안을 모색해 마지막 한 분까지 가족의 품으로 돌려보내드릴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다”며 “국민 여러분의 적극적인 참여를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6·25 전사자 유가족 시료채취 관련 문의는 1577-5625로 전화하면 안내받을 수 있다.


(서울=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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