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이영학 사건 ‘코드1’ 발령하고도 안일…비난 피하려 시간 조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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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7년 10월 18일 10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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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금니 아빠’ 이영학(35) 사건의 피해 여중생 실종신고 당일, 경찰이 긴급상황에 내리는 ‘코드1’을 발령하면서도 초기수사에 안일하게 임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의 112 신고 대응단계 중 ‘코드1’은 생명과 신체에 위험이 임박 혹은 발생했거나 현행범을 목격했을 때 발령된다.

17일 서울지방경찰청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의원들은 경찰이 ‘코드1’을 발령했음에도 초기 수사에서 안일한 모습을 보였다고 지적했다.

김영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중랑경찰서에서 코드1 지령이 내려갔지만 최단시간 내에 출동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적절한 조치를 안 했다”고 지적했다.

표창원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최초 신고를 접수한 경찰관이 코드1을 발령하고 피해자 어머니를 지구대로 데리고 왔다”며 “만약 그 경찰관이 끝까지 이 사건을 맡았다면 빠른 시간 안에 이영학의 집에 갔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코드1 지령을 인수한 경찰 데스크부터 문제가 발생했다”며 “피해자 어머니가 코앞에서 이영학 딸과 전화를 하는데 관심이 없으니 피해자 어머니의 걱정과 불안에 공감을 못 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뿐만 아니라 경찰이 사건 일지의 보고 시간을 조작했다는 의혹도 제기됐다.

이재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경찰로부터 보고받은 사건 일지 내용이 1,2,3차에 걸쳐 시간이 다르다. 경찰은 최초 수색시간을 오전 0시10분이라고 했다가 오전 1시20분으로 변경한 것이 밝혀졌다”며 “이는 실종자 수색까지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는 비난을 피하기 위해 조작한 것”이라고 의심했다.

또 “실종자 귀가 여부 확인시간 또한 오전 2시42분에서 오전 4시로 바꿨다”며 “최초 1일 오전 8시까지 별다른 활동을 안 한 것을 적절히 끊기 위해 4시에 했다고 한 것으로 의심된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최초 사건을 보고 받은 경찰이 야근자에게 업무인계도 하지 않아 8시간 동안 시간을 허비했다고 비판했다.

이 의원은 “경찰이 폐쇄회로(CC)TV 확인 시간, 주거지 최초 확인 사간도 달리 보고 했다”라며 “이는 초동 대응에 미흡했다는 것 뿐만아니라 사건 내용을 감추기 급급했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박태근 동아닷컴컴 기자 pt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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