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남 전라우수영 국가사적 지정… 성역화 사업 탄력

  • 동아일보
  • 입력 2016년 10월 6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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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적·학술적 가치 인정받아 승격
문화재청과 종합정비계획 수립후
2018년부터 성곽-성문 복원 나서

전남 해남군 전라우수영 북문지와 망해루 사이 잔존 성벽. 전라우수영은 국가사적 지정을 계기로 복원에 탄력을 받게 됐다. 문화재청 제공
전남 해남군 전라우수영 북문지와 망해루 사이 잔존 성벽. 전라우수영은 국가사적 지정을 계기로 복원에 탄력을 받게 됐다. 문화재청 제공
 전남 해남군 문내면에 위치한 전라우수영(全羅右水營)은 서해와 남해가 만나는 군사적 요충지에 자리 잡은 조선시대 전라우도 수군의 본영이다. 정유재란 당시 삼도수군통제사 이순신 장군이 명량대첩의 대승을 거둔 울돌목의 배후기지로, 조선시대 수군체제 변화 과정을 살펴보고 성곽사를 연구하는 데 귀중한 유적으로 평가받고 있다.

 전라우수영이 최근 역사적·학술적 가치를 인정받아 국가지정문화재 사적 제535호로 승격 지정됐다. 국가사적 지정을 계기로 성곽 복원 등 해남군이 벌이고 있는 우수영 성역화 사업이 탄력을 받게 됐다.

○ 전라우수영 국가사적 지정

 전라우수영성은 16세기 중반에 축조된 것으로 추정된다. 바깥쪽은 돌로 쌓고 안쪽은 흙으로 다져 쌓은 내탁식(內托式) 석성으로, 평면 형태는 배 모양에 가깝다. 위상에 걸맞게 4개의 성문과 옹성(甕城·성문 앞에 설치한 항아리 모양의 시설물), 치성(雉城·성벽 일부를 돌출시켜 적의 접근을 관찰하고 공격할 수 있도록 만든 시설물), 여장(女墻·성벽 위에 설치하는 낮은 담장), 수구문(水口門·성 밖으로 물이 흘러나가도록 만든 문) 등 다양한 부대시설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십자형의 성내 도로망을 중심으로 관아 건물과 창고시설이 배치됐고 동쪽으로 7km 떨어진 가장 목이 좁은 곳에 육지로부터의 침입을 막기 위한 차단성인 원문(轅門)을 쌓은 것이 특징이다. 전라우수영지(1787년)에는 영내에 민가 620채, 수군병력 1085명이 주둔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전라우수영에는 우리나라 수군진성 중 가장 큰 규모인 석축성곽 1872m와 원문을 비롯한 동, 서, 남, 북 4개의 성문 터, 객사, 영창 터 등 각종 군사 시설들의 흔적이 남아 있다. 1990년 명량대첩을 기념하는 기념공원이 조성되면서 국민 관광지가 됐고 1992년 전남도 기념물 제139호로 지정됐다.

 해남군은 2011년 문내면사무소 이전을 계기로 전라우수영 보존과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자 학술조사를 하고 학술대회를 개최하는 등 국가 사적 승격을 추진해왔다. 양재승 해남군 부군수는 “문화재청과 협의해 전라우수영 종합정비계획을 세운 뒤 2018년부터 성곽과 성문 복원 등 사업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 성역화 사업 본격 추진

1872년에 제작된 전라우수영 지도. 전라우수영을 복원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규장각이 소장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1872년에 제작된 전라우수영 지도. 전라우수영을 복원하는 데 귀중한 자료로, 규장각이 소장하고 있다. 해남군 제공
 해남군은 울돌목과 전라우수영 일대를 세계적인 관광지로 만들기 위해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12월 울돌목 입구에 명량대첩 해전사 기념 전시관이 개관한다. 3만5672m² 터에 건축면적 1452m²(지하 1층, 지상 3층) 규모로 80억 원이 투입됐다. 웰컴존과 세계해전사 체험관, 명량대첩관을 비롯해 조선 수군의 판옥선과 왜선이 실물 크기로 전시되고 명량대첩부터 대승의 순간까지 격전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줄 4D영상관도 들어선다.

 1688년(숙종 14년) 해남군 문내면에 세워졌던 명량대첩비(보물 531호)는 우여곡절 끝에 제자리를 찾아 민족 정기를 바로 세우는 계기가 됐다. 명량대첩비는 1597년 이순신 장군의 명량대첩을 기념하기 위한 승전비. 일제강점기인 1942년 조선총독부는 명량대첩비를 강제 철거해 서울로 옮긴 뒤 경복궁 근정전 뒤뜰에 파묻었다. 광복 이후 해남 주민들이 수소문 끝에 대첩비를 찾아내 1950년 다시 가져왔으나 원래 자리에 노인당이 들어서 어쩔 수 없이 900여 m 떨어진 문내면 학동리에 옮겨 놓았다가 2011년 동외리에 다시 세웠다. 이순신 장군의 구국정신을 기리기 위해 1964년 건립한 충무사도 올해 안에 우수영 내로 옮긴다.

 문내면 선두리·남외리·남상리 등 우수영 일대 10개 마을은 마을미술 프로젝트를 통해 역사와 문화가 소통하는 예술의 마을로 탈바꿈했다. 한국문화예술위원회가 주최하는 ‘2015 마을미술 프로젝트’ 대상지로 선정돼 벽화, 아트카페, 생활사박물관, 강강술래 아트로드, 시(詩) 조형물 등 38점이 설치됐다. 울돌목에 해상 케이블카 설치도 추진된다. 명량해협을 가로질러 해남 우수영과 진도군 진도타워를 잇는 988m 길이로, 2018년 운행을 목표로 하고 있다.

정승호기자 shjung@donga.com
#전라우수영#명량대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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