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투자 GO]10-10을 향해 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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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입력 2011년 4월 1일 03시 00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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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30년 10대 경제강국-1인 소득 10만달러 “기업이 선봉”


세계 경제를 둘러싼 뉴스는 암울하기 짝이 없다. 중동 및 아프리카의 정정 불안은 확산 일로이고, 유럽 국가들의 재정위기는 언제라도 글로벌 금융위기를 다시 부를 수 있는 뇌관이다. 이웃나라 일본의 대지진 피해는 방사성 물질 오염 후유증과 엔화 가치 불안으로 증폭되면서 세계 경제를 긴장시키고 있다.

한마디로 호재(好材)를 찾아볼 수 없는 상황이다.

그런데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정몽구 현대자동차그룹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등 재계 거물급 인사가 총출동한 3월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단 회의에서는 다소 의아한 비전이 제시됐다. ‘2030년 세계 10대 경제국가 진입’이 그것이다.

회의장에선 당장 “현재 15위인 우리나라가 10위로 올라서는 동안 우리 앞에 선 국가들은 논다는 말이냐?”라는 질문이 나왔다. 이에 대한 기업인들의 대답은 “다른 나라의 기업들보다 공격적으로 투자해 매년 5% 이상 꾸준히 성장함으로써 적어도 4개국은 제치겠다”는 것이다. 기업이 주도해 1인당 국민소득을 10만 달러로 끌어올리겠다는 다짐도 했다.

돌아보면 우리나라가 글로벌 금융위기를 빠르게 극복한 비결도 기업들의 과감한 투자였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허창수 GS그룹 회장이 입에 달고 다니던 말은 ‘어떤 경우라도 도전적인 면모를 잃어버리면 회사의 장래는 없다’는 것이었다. 이런 기조는 다른 기업들이라고 다르지 않았다. ‘위기가 기회’라고 판단한 상당수 기업이 2008, 2009년에 되레 설비투자를 늘렸다. 지난해 주요 20개국 정상회의 비즈니스서밋(B20)에 참석했던 피터 보서 로열더치셸 회장이 한국 기업의 경쟁력으로 꼽은 것도 바로 공격성이었다.

올해 주요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의 화두도 공격적 투자다. 글로벌 경영환경이 급변할수록 멀리 보는 투자가 기업의 생사를 가른다는 점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30대 그룹이 추진하는 올해 투자 규모는 사상 최대다. 지난해보다 투자액은 12.2% 늘어난 113조20000억 원, 고용은 10.2% 늘어난 11만8000명이 목표다.

각 기업의 공격적 투자가 집중되는 곳은 단연 신사업이다. 이건희 회장은 신년사에서 “지금 삼성을 대표하는 사업과 제품은 10년 안에 사라지고 새 사업과 제품이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2020년까지 신사업에 23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삼성은 최근 삼성전자, 삼성물산, 삼성에버랜드 등 핵심 계열사들이 연합해 바이오의약품 생산사업(CMO)에 뛰어들었다. 포스코는 2020년 비즈니스 포트폴리오를 ‘철강과 비(非)철강, 전통과 미래, 제조와 서비스가 균형을 이루는 미래형’으로 설정했다. 그 첫 단계로 올해 연구개발(R&D)에 6200억 원 이상을 투자하고, 내년까지 2조2000억 원을 들여 각종 공장을 증설하기로 했다.

친환경, 녹색성장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계획한 기업도 많다. 올 한 해 11조8000억 원의 투자계획을 세운 현대차는 친환경차 부문에 집중 투자해 원천기술을 확보하겠다고 밝혔다. SK는 지난해 SK케미칼, SKC, SK건설이 친환경 녹색사업에서 거둔 ‘녹색 매출’이 1조 원을 돌파한 데 힘입어 올해 녹색사업에 1조5000억 원을 투자할 예정이다. 2020년까지 그린화 설비투자에 20조 원을 투자하기로 한 LG는 2020년 그룹 전체 매출의 10%를 태양전지, 차세대전지 등에서 달성할 계획이다.

재계는 “세계 10대 경제대국을 꿈꾸며 공격적 투자에 나선 기업들의 노력이 결실을 볼 수 있도록 정부도 각종 규제를 완화하고 R&D 예산을 늘려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 달라”고 입을 모았다.

김희균 기자 foryou@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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